▲로또 복권
노지현
박근혜 정부는 말할지도 모른다. 많은 시민이 엄동설한에 고생하면서 줄을 서서 복권을 구매하는 이유가 어쩌면 대통령이 주장한 노동 개혁을 추진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그런 의견에 나는 '어불성설'이라고 답하고 싶다. 생계가 불안정할 때마다 복권 판매는 증가한다. 그만큼 힘들기 때문이다.
비정규직 기간을 늘리는 개혁이 어떻게 시민들의 삶을 안정시킬 수 있겠는가. 박근혜 대통령은 민생을 신경 써야 한다면서 재계 주도의 서명 운동을 독촉했다. 밑바닥에 있는 서민이 아니라 측근의 이야기만 들으면서 자신의 고집을 꺾지 않고 있다. MB 정부에서 현 정부 동안 민생은 파탄에 이르렀다.
그런데도 정부가 하는 말과 제도는 바뀌지 않았다. 빚을 부추기고, 대기업 위주의 정책으로 먹고살기 어려운 시민들을 더 어렵게 하고 있다. 내뱉은 말은 모두 거짓말과 허세가 섞여 진실을 똑바로 보지도 못하고 있다. 도대체 어디에 반값등록금이 실현되었으며, 어디가 살 만해졌다는 걸까?
시민의 복지를 향상하기 위해서 추진하는 시에는 '포퓰리즘은 나라를 어렵게 한다'면서 갖은 태클을 걸면서 반대를 하고 있다. 이런 게 과연 똑바른 정치라고 말할 수 있을까? 먹고살 희망이 옅어진 사람들이 복권 명당으로 발걸음을 하는 것은 아주 당연한,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복권이라는, 지푸라기 같은 희망을 잡으려는 사람들을 향해 '노오오오력을 하지 않는다'고 비판하지 말자. 복권을 사는 우리에게 '젊은 녀석이 고생도 안 하려고 한다'고 말해도 신경 쓰지 말자. 우리는 모두 똑같은 입장이다. 먹고살기 위해서, 조금이라도 사람답게 살아보고 싶어서 이러는 것이다.
부끄러워하지 말자. 복권을 사는 건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입술에 침도 바르지 않은 채, 민생이 살아날 수 있다면서 갖은 거짓말을 하는 그들이 부끄러워해야 한다. 나는 오늘 이 글을 마치면서, 글을 읽는 당신에게 묻고 싶다. 복이 가득하다는 첫 명절 설날, 당신은 몇 장의 복권을 사셨나요? 당첨 좀 되셨습니까? 전 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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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 복권 사셨습니까? 이번에도 전 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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