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총선에서 최종 공천을 거머쥔 박원순 키즈. 왼쪽부터 기동민(성북을), 천준호(강북을), 권미혁(비례11번), 이태수(비례18번) 후보.
"아주 잘 된 것도 아니지만, 아주 나쁜 것도 아니다."23일 오후 확정 발표된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명단을 훑어본 시민단체 출신 서울시 고위 관계자의 말이다.
이날 비례대표 명단과 순위가 확정되고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더불어민주당의 공천이 마무리되면서 이른바 '박원순 키즈'들의 공천 성적도 확정됐다.
차기 대권 유력주자 중 한 명인 박원순 서울시장의 측근들은 20대 총선에 대거 도전했으나 상당수가 본선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경선에서 고배를 마셨다.
이에 며칠 전까지만 해도 다른 대권 주자들 가운데 가장 낙제점을 얻은 게 아니냐는 분석이 쏟아졌으나, 비례대표 공천이 끝난 후엔 의외로 선방했다는 분위기로 돌아섰다. 선거 결과에 따라서는 최대 4명이 여의도에 입성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국회에 박 시장의 입장을 대변할 의원이 한 명도 없는 상황에서, 이들이 모두 본선에서 생환한다면 서울 시정은 물론 차기 대권가도에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원순 키즈 가운데 이번 공천 과정에서 가장 극적인 결과를 보인 이는 천준호 전 박원순 시장 비서실장. 당초 서울 도봉을에 나섰지만 문재인 대표의 영입인사인 오기형 변호사가 이 지역에 전략공천 되자 고배를 마시는 듯 했다. 그러나 곧바로 강북갑 경선에 나가 시민단체 선배인 김기식 의원을 누르고 공천권을 거머쥐는 뒷심을 발휘했다.
천 전 실장은 일찌감치 서울 성북을에서 공천이 확정된 기동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에 이어 지역구 공천을 따낸 두 번째 후보다.
강북갑과 성북을은 두 곳 모두 전통적으로 더불어민주당의 강세 지역이어서 해볼 만하다는 평을 듣고 있다.
당선이 유력한 후보는 비례대표에서도 나왔다. 박원순 시장과 오랜 기간 시민운동을 같이 해온 권미혁 전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는 비례대표 11번을 얻어 당선권에 진입했다.
권 전 대표는 처음 발표된 비례대표 후보자 명단에서는 당선권 밖에 배치됐지만 이후 중앙위 후보자 투표에서 7위에 이름을 올렸다가 최종 11번으로 낙착됐다.
당선권에서는 약간 멀지만, 이태수 꽃동네대학교 교수도 18번으로 이름을 올려 선거 결과에 따라선 기대를 해볼 만하게 됐다. 이 교수는 평소 참여연대 활동을 활발히 했고, 박원순 시장 취임 이후 서울시의 복지 관련 업무에 많은 자문을 해왔다.
그러나 박 시장의 후광을 업고 야심차게 은평을에 나선 임종석 전 부시장은 경선에서 신인에게 불의의 일격을 당했고, 권오중 전 서울시 비서실장과 민병덕 전 박원순시장 법률지원단장, 강희용 전 더민주 부대변인도 신인이라는 벽을 넘지 못했다.
오성규 전 서울시설공단 이사장과 김민영 전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아예 경선에도 참가하지 못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어차피 모두 살아돌아올 수는 없었던 만큼 이 정도면 그리 나쁘지 않은 성적"이라며 "남윤인순(송파병), 이학영(군포을), 박홍근(중랑을) 등 시민단체 출신 현역 의원들도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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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편집기자. <이런 제목 어때요?> <아직은 좋아서 하는 편집> 저자, <이런 질문, 해도 되나요?> 공저, 그림책 에세이 <짬짬이 육아>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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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제라던 '박원순 키즈' 공천 성적, 나쁘지 않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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