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피스 "총선 '추가원전 반대'로 응답하라"

부산 기자회견에서 국내 원전 정책 우려

등록 2016.04.07 16:00수정 2016.04.07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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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의 환경조사선 '레인보우 워리어'호가 한국을 찾았다. 지난 6일 부산항에 입항한 레인보우 워리어호는 7일 한국 취재진을 대상으로 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한국 방문 전 원전 사고가 발생한 일본 후쿠시마에 머물며 조사 활동을 벌여온 그린피스는 이를 바탕으로 한국의 원전 확대 정책에 대한 우려를 표시했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의 환경조사선 '레인보우 워리어'호가 한국을 찾았다. 지난 6일 부산항에 입항한 레인보우 워리어호는 7일 한국 취재진을 대상으로 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한국 방문 전 원전 사고가 발생한 일본 후쿠시마에 머물며 조사 활동을 벌여온 그린피스는 이를 바탕으로 한국의 원전 확대 정책에 대한 우려를 표시했다. 그린피스

"부산은 후쿠시마 같은 실수를 범하지 않기 바랍니다"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의 숀 버니(Shaun Burnie) 독일사무소 원전 전문가가 한국 취재진에게 말했다. 7일 오전 그린피스의 환경감시선 '레인보우 워리어'호에서 만난 숀은 석 달간의 일본 후쿠시마 일대 조사를 마치고 부산을 찾았다.

후쿠시마에서의 경험을 들고 한국에 온 그린피스는 일본 현지 상황에 대한 우려부터 전했다. 그린피스 측은 "1986년 체르노빌 사고로부터 인류가 얻은 교훈의 가장 핵심은 일단 대형 방사능 누출 사고가 발생해서 광범위한 지역이 오염되면 정화되거나, 회복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라며 "후쿠시마 사고로 오염된 생태계는 향후 지속적으로 오염되고 재오염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걱정은 연구 결과로도 드러나고 있다. 일본에서는 육상의 방사성 물질을 덜어내는 제염작업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70%가 산림인 후쿠시마 지역의 특성상 그 효과는 미미한 실정이다. 일부 동·식물에서 돌연변이가 관측되거나 DNA 손상이 발견되었다는 보고도 이어지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방사성 물질이 바다로 흘러들고 있다는 데 있다. 그린피스는 "장기간에 걸쳐 점진적으로 산림 생태계로부터 수생 생태계로 지속적인 방사성 물질 누출이 발생한다"면서 "사고 이후 100년 동안 후쿠시마 현의 주요 강들로부터 태평양으로 유입될 방사성 물질의 양은 후쿠시마 원전으로부터 방출되는 양과 비슷할 정도로 막대할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탈원전 약속한 후보 파악하고 투표에 반영해야"

 그린피스의 환경조사선 '레인보우 워리어'호가 한국을 찾았다. 지난 6일 부산항에 입항한 레인보우 워리어호는 7일 한국 취재진을 대상으로 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한국 방문 전 원전 사고가 발생한 일본 후쿠시마에 머물며 조사 활동을 벌여온 그린피스는 이를 바탕으로 한국의 원전 확대 정책에 대한 우려를 표시했다.
그린피스의 환경조사선 '레인보우 워리어'호가 한국을 찾았다. 지난 6일 부산항에 입항한 레인보우 워리어호는 7일 한국 취재진을 대상으로 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한국 방문 전 원전 사고가 발생한 일본 후쿠시마에 머물며 조사 활동을 벌여온 그린피스는 이를 바탕으로 한국의 원전 확대 정책에 대한 우려를 표시했다. 그린피스

이날 그린피스는 "후쿠시마의 교훈을 통해 한국 정부도 원전 확대 정책을 수정하고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을 취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린피스는 후쿠시마 원전 정도의 사고가 고리원전에서 발생했을 경우 돌이킬 수 없는 재앙이 될 수 있음을 경고했다.


그린피스에 따르면 고리원전은 세계 최대의 핵발전 단지이다. 사고가 난 후쿠시마 원전에 비하면 원전 개수는 1.3배 많고, 설비 용량은 1.8배, 고준위 폐기물은 3.6배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리고 원전 사고가 났을 경우 치명적인 피해를 보는 반경 30km 내 인구의 경우 후쿠시마는 16만 명이었지만, 고리는 340만 명이다.

그린피스는 여기 추가로 원전을 더 짓겠다는 한국 정부의 발상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정다울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기후에너지 선임 캠페이너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원전이 있고, 최다 수준의 인구가 살고 있으며 설치용량 규모도 큰 상황에서 고리에 신규 원전을 2개 더 건설하겠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위험"이라고 말했다.


그린피스는 시민들의 걱정 또한 자신들과 다르지 않다고 밝혔다. 그린피스가 지난 4일 한국갤럽을 통해 19세 이상 부산 시민 1200명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 (95% 신뢰수준 표본 오차 ±2.83%P) 보면 원전 추가 건설에 반대한다는 의견이 50.7%로 '찬성한다'(27.4%)라거나 '모르겠다'(21.9%)는 의견을 압도했다.

또 이들 중 선거에서 자신과 다른 원전 정책을 가진 후보에게 투표하지 않겠다고 답한 비율은 '절대 투표하지 않겠다'와 '가급적 투표하지 않겠다'는 의견을 합쳐 44%에 달했다. 장 캠페이너는 "안전한 부산을 만들기 위해 시민들은 탈원전을 약속한 후보들이 누구인지를 분명히 파악하고 이를 투표에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민주당 대통령 경선에 나선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현지시각으로 31일 화석연료 업계로부터 후원금을 받았다는 의혹과 관련해 삿대질을 하며 격하게 반응하는 장면으로 구설수에 올랐다.
미국 민주당 대통령 경선에 나선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현지시각으로 31일 화석연료 업계로부터 후원금을 받았다는 의혹과 관련해 삿대질을 하며 격하게 반응하는 장면으로 구설수에 올랐다. 그린피스

해외에서는 이미 환경정책이 선거의 매운 중요한 쟁점이 되고 있다. 미국 대선도 마찬가지이다. 최근에는 민주당 대선 경선에 나선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환경 정책과 관련한 유권자의 질문을 받고 격앙된 반응을 보인 장면이 논란이 되기도 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현지시각으로 지난달 31일 자신이 화석연료 업계로부터 후원금을 받고 있다는 의혹과 관련해 "나는 후원금을 받지 않았다"고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그러면서 클린턴 전 장관은 이 의혹를 제기한 상대로 경쟁 주자인 버니 샌더슨 상원의원을 지목하며 "거짓말을 일삼는 샌더슨의 캠페인이 지겹다"고 비난을 퍼부었다.  

이에 샌더슨 상원의원은 방송에 출연해 "클린턴 전 장관이 화석 연료 업계로부터 상당한 돈을 받았다는 것은 객관적인 사실"이라고 응수하며 설전을 벌였다.

독일은 유권자들의 지속적인 원전 폐쇄 요구가 빛을 본 곳이다. 숀 버니(Shaun Burnie) 그린피스 독일사무소 원전 전문가는 "탈원전 요구는 지난 수십 년 동안 독일에서 진행된 캠페인"이라며 "2011년 이후 독일 주요 정당과 정치인은 단계적 탈원전에 찬성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숀은 "독일은 녹색당이나 사민당만이 아니라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기민당 같은 보수 우익 정당까지 단계적 탈원전을 표명하고 있다"며 "오랜 캠패인과 후쿠시마 사고 이후 원전 확대 철회 뿐만 아니라 탈핵으로까지 이어졌다"고 말했다.

#원전 #탈핵 #그린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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