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당시 의상을 재현하여 입어 보는 코너가 있었다.
이성애
원래는 2년 정도 일반인에게 전시할 계획이었으나 반응이 좋아서 그런지 연장 전시 중이었다. 박물관 일에 대해선 아는 바가 없으나 관람객의 입장에서 판단하건대 내용뿐 아니라 형식적 측면에서도 수준 높은 전시였다.
참 좋다고 생각한 첫 번째 이유는 외치가 발견될 당시부터 복원하기까지 과정이 곧 관람 순서였다는 점이다. 전 세계가 관심을 가지고 외치를 보도하는 내용을 영상, 신문자료 등의 전시를 통해 보여줬다. 발견자의 인터뷰 내용에 이르기까지, 마치 그 당시로 돌아간 것처럼 함께 흥분됐다.
일정 수준의 온도와 수분을 유지하며 시체를 보관하고 있는 냉동고를 들여다보는 것은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시간의 흥미를 끌어올리는 데 도움이 되었다. 다시 관람의 의지를 가지고, 지적 호기심을 유지하며 어떤 절차를 걸쳐 미라가 복원되었는가를 알고 싶게끔 했다.
실험실에서 DNA를 분석하는 영상자료에서 총 책임자의 인터뷰까지 보고 나면, 마지막으로 복원된 모습이 피날레를 장식하는 듯 생동감 넘치는 모습으로 서 있었다. 선반에는 인간을 복원시키는 데 사용되었던 약품, 물감, 채색 도구 등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었다.
이 전시가 수준 높다고 판단한 두 번째 이유는 주제와 관련해 다양한 코너를 마련했기 때문이다. 의상 입어보기, 편지 쓰거나 그림 그려 벽에 붙이기, 탁구대 같은 곳에 현미경과 엑스레이 프로그램을 두어 뼈의 형태를 보거나 확대해서 볼 수 있도록 하기, 나무껍질 모양 자석을 원통에 붙이고 떼어보기, 화분에 당시 식물 키우기, 사용된 약품 그대로 전시하기, 죽기까지의 과정을 스토리로 짜서 만화로 표현하기 등 다양했다. 완벽한 하나의 박물관 수업을 본 느낌이었다. 군더더기 없는 활동들로 모두 주제와 연관을 가지고 넓게 다룸으로 깊이 있게 사건을 들여다보도록 했다.
입장료가 아깝지 않은 전시, 우리만의 기록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