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의 고리' 봉인 풀렸나, 일본·에콰도르서 '도미노 강진'

일본서 더 큰 강진 발생 가능성에 '불안'…간토대지진 임박설도

등록 2016.04.17 20:47수정 2016.04.17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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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콰도르 강진으로 무너진 과야킬의 고가도로
에콰도르 강진으로 무너진 과야킬의 고가도로EPA/연합뉴스

김지연 권수현 기자 = 일본 구마모토(熊本) 현에서 연쇄 강진이 발생한 지 48시간도 지나지 않아 또 다른 환태평양 조산대 인접국인 남미 에콰도르에서도 강진이 일어나면서 '도미노 강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2011년에도 환태평양 조산대 내에서 먼저 여러 차례 크고 작은 지진이 일어나고 나서 동일본 대지진과 같은 초대형 지진이 발생한 사례가 있어 최근의 현상이 또 다른 대규모 지진의 전조 아니냐는 우려가 커진다.

이른바 '불의 고리'로 불리는 환태평양 조산대에서는 지난 14일(현지시간) 일본 구마모토현 강진을 전후로 잇따라 지진이 발생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 등에 따르면 남태평양의 바누아투에서 지난 3∼14일 규모 6.4에서 6.9에 이르는 지진이 네 차례 발생했고, 필리핀에서는 15일 새벽 남부 민다나오 섬 해안에서 규모 5.9의 지진이 일어났다.

여기에 14일 규모 6.5, 16일 규모 7.3 강진이 일본 구마모토현을 연달아 강타한 데 이어 16일 남미 에콰도르 태평양 해안에서는 이보다 더 강력한 규모 7.8의 지진이 이어졌다.

이번 강진이 난 에콰도르 진앙지는 1900년 이후 250㎞ 내에서 규모 7 이상의 강진이 7차례 발생한 지역이라고 DPA 통신은 USGS를 인용해 전했다.

갈수록 지진의 강도가 커지는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AFP 통신은 16일 에콰도르 지진이 발생한 지점에서 규모 4.8의 지진이 먼저 일어났으며 그 11분 뒤에 7.8 강진이 이어졌다고 전했다.

과학자들은 올해 초부터 남아시아와 태평양 등 지역의 지진 발생 횟수가 평년을 웃도는 등 환태평양 조산대에서 잦아진 지진이 더 강력한 초대형 지진의 전조일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대규모 피해를 불러온 초강력 지진에 앞서 여러 차례 지진이 이어진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규모 9.0)도 역시 환태평양 조산대에 속한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에서 200명 가까운 사망자를 낸 지진이 발생한 지 17일 뒤에 일어났다.

미국 콜로라도대 지질학자 로저 빌햄은 "현재 상황에서 규모 8.0 이상 강진이 최소 4차례 발생할 수 있다"며 "이런 지진이 지체되면 수 세기 동안 가중된 압력으로 메가톤급 지진의 재앙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일본에서는 시코쿠(西國) 남쪽 해저에서부터 태평양에 접한 시즈오카(靜岡) 현 앞바다까지 약 750㎞에 걸쳐 있는 난카이 해구에서 규모 9.1의 거대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이 지진은 30년 내에 발생할 확률이 약 70% 선으로 추산되며 수도권에서 규슈(九州)에 이르기까지 태평양 연안을 따라 거대한 쓰나미를 일으킬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도쿄를 포함한 수도권에서 약 200~300년 주기로 한 번씩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진 간토(關東) 대지진이 임박했다는 경고도 꾸준히 제기된다.

다만, 지진 발생 원인은 워낙 복잡하기 때문에 환태평양 조산대에 위치한다는 주요인 외에 이번 잇단 지진들에 명확한 인과관계가 있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신화통신은 이번 연쇄 지진이 단지 우연인지, 지구에서 하나의 지진이 다른 지진을 촉발하는 '지진 모드(quake mode)'가 시작된 것인지에 대해 궁금해하는 시각이 많다면서, 많은 전문가는 최근 지진의 규모나 빈도는 '정상 범위'에 있다고 해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USGS의 지구물리학자 랜디 볼드윈은 지구가 지진 활동기에 다시 접어들었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면서 서로 다른 지대에서 발생하는 지진 활동의 연관성을 보여주는 징후는 없다고 설명했다.

신화통신은 그럼에도 거대한 지진이 잇따를 수 있다고 경종을 울리기에는 시기상조로 보이지만, 일부 과학자들은 '고위험 지대'에 대한 면밀한 관찰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환태평양 조산대는 일본과 동남아시아 국가, 뉴질랜드 등 태평양의 여러 섬, 북미와 남미 해안지역을 잇는 고리 모양의 지진·화산대로 일명 '불의 고리'로 불린다.

이 지역은 판으로 이뤄진 땅덩어리들이 부딪치는 곳으로 지진·화산활동이 잦다고 지질학자들은 보고 있다.

환태평양 조산대는 특히 지각판 가운데 가장 큰 태평양판이 유라시아판이나 북아메리카, 인도-호주판 등과 맞물리는 경계선이어서 세계 활화산과 휴화산의 75%가 이 지역에 몰려 있으며 전 세계 지진의 80∼90%도 이곳에서 발생한다.

환태평양 조산대에서는 최근 몇 년 동안 화산활동도 활발해 지난해 구마모토현 아소산(阿蘇山)과 인도네시아 시나붕·라웅 화산이 잇따라 분출했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2010년 지진 위험에 가장 취약한 도시 20곳을 선정했을 때에도 에콰도르의 키토·과야킬, 필리핀 마닐라, 중미 엘살바도르의 산살바도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일본 도쿄·나고야·고베, 칠레 산티아고 등 '불의 고리'에 속한 아시아와 중남미 도시들이 대거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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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 #구마모토 #에콰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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