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전 부산대학교 앞의 한 카페에서 평화적 신념에 따른 병역거부를 선언한 김진만(30)씨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정민규
19일은 김진만(30)씨의 입영 날짜이다. 국가는 그에게 '오후 2시까지 102보충대로 입대하라'고 통지했다. 하지만 그는 입영버스에 오르지 않았다. 그는 부산에 남았고, 입영 대신 병역거부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평화와 공존을 위해 병역을 거부합니다."
김씨가 입을 열었다. 그가 처음부터 군대에 가지 않으려 했던 건 아니었다. 김씨는 "일사불란하게 움직여 원하는 목적을 실현시키는 군대의 모습은 이상한 것 하나 없는 조직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병역을 거부해야겠다'는 마음을 확고하게 먹게 한 건 국가였다.
2007년 부산시청 앞에서 농성하던 장애인들을 끌어냈던, 2012년 밀양에서 송전탑 건설에 반대하던 노인들을 끌어내던 이들의 이름은 '공권력'이었다. 김씨는 이러한 상황이 "분명 국가가 국민에게 행하는 폭력이었다"라면서 "국민을 지키지 않고 탄압하는 국가의 공권력에 가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애써 담담하게 말을 이어가던 김씨가 말을 머뭇거렸다. 눈가에 눈물이 도는 것이 보였다. 한동안 그는 말을 잇지 못했다. 그를 바라보던 동료들의 훌쩍거림이 부산대학교 앞의 작은 카페를 채웠다.
김씨는 두렵다고 했다. 그는 "저는 정상적인 남성으로 살아갈 수 없는 것이 두렵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그는 동시에 "폭력, 침묵, 복종을 강요하는 국방의 의무가 밀양의 주민들, 장애인, 노동자들을 탄압하는 의무가 될까 두렵다"고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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