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귀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예산군농업기술센터 교육과정 열기... 행정력 보강 필요

등록 2016.05.02 17:30수정 2016.05.02 17:30
0
원고료로 응원
2020년 귀농·귀촌 100만 시대를 앞두고, 고령화와 인구 감소로 활기를 잃어가는 농촌 지역 지자체들의 소리 없는 전쟁이 시작됐다.

40∼50대 중년도 청년으로 분류되는 농촌 지역에 이들 세대의 귀농은 농업 회생의 신호탄이자, 마을 일꾼의 확보를 의미한다. 이들이 지닌 도시지역민과의 인맥과 정보력은 농촌에 큰 도움이 된다.

어린아이들이 있는 20∼30대 청년층의 귀농은 지역의 미래에 보탬이 된다. 경제적으로 안정된 노년층의 귀촌도 반갑다. 당장 지역에 소비를 만들어 내고, 길게 보면 그들의 자녀들과 유대를 통한 추가 인구 유입도 기대할 만하다.

a  쏠라이팜 허브농장 이진숙 대표가 아로니아 재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쏠라이팜 허브농장 이진숙 대표가 아로니아 재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무한정보신문> 장선애


a  교육생들이 천지수향(신양 차동리) 최경숙씨로부터 고사리 건조과정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교육생들이 천지수향(신양 차동리) 최경숙씨로부터 고사리 건조과정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 <무한정보신문> 장선애


충남 예산군농업기술센터가 지난 3월부터 오는 7월까지 총 18회차로 '귀농·귀촌교육과정'을 진행한다.

지난 4월 28일과 29일 1박 2일 일정으로 진행된 7회차 현장학습에서 만난 교육생들은 빡빡한 일정에도 놀라운 집중력으로 귀농·귀촌의 의지를 보였다. 프로그램에는 교육생 33명(예산군 내 3년 차 미만 귀농·귀촌인 24명, 관외 9명)이 참여했다.

첫날 오전 10시 쏠라이팜 허브농장(예산읍 신례원리)에서 시작된 프로그램은 ▲ 천지수향농장(신양 차동리) ▲ 늘픔버섯농장(신양 시왕리) ▲ 대흥슬로시티 ▲ 광시황새공원 ▲ 봉수산자연휴양림 숙박 및 성공 귀농인과의 대화 ▲ 산내들표고버섯농장(신암 중예리) ▲ 서초구 양재aT센터 귀농·귀촌 박람회 견학을 마치고 둘째날 오후 늦게야 끝이 났다.

현장 농가방문과 저녁 시간을 활용한 대화의 자리에서 선배 귀농인들은 자신들의 실패·성공담을 전했다. 또 후배 귀농인들이 시행착오를 겪지 않고 농촌에 정착할 수 있도록 투자비와 수입규모, 재배기술과 시설정보, 이웃과 관계 맺기 등 다양한 노하우를 공개했다.


"'공무원들 다 그렇지 뭐' 하지 말고 기술센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도움 받을 수 있다" "도시인맥을 적극 활용해 정보도 얻고 소비자로 만들라" "내게 가장 잘 맞는 작목을 찾으라"는 등의 당부도 이어졌다.

귀농 5년 차이면서 4년째 귀농 상담을 하는 이미숙 귀농귀촌지원센터 상담요원은 "귀농 상담을 하면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어떤 지원을 받을 수 있냐'와 '뭐하면 돈을 벌 수 있냐'"라면서 "그런데 도시에서 누가 '식당을 하면 돈 벌 수 있다'고 한다고 음식 솜씨도 없는데 식당을 시작하지 않는 것처럼 농사도 내 생활방식, 내 몸, 내 생각과 맞는 작목이 있다. 그걸 찾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교육 덕분인지, 아직 작목을 정하지 않고 기술센터 내 다양한 교육에 참여하는 이들이 많았다.

a  교육생들이 늘픔농원(신양 시왕리)의 표고버섯배지 생산에 관한 설명을 듣고 있다.

교육생들이 늘픔농원(신양 시왕리)의 표고버섯배지 생산에 관한 설명을 듣고 있다. ⓒ <무한정보신문> 장선애


서울에서 내려온 지 1년 6개월 된 이명자(57, 예산읍 대회리)씨는 아직 농토도 사지 않은 상태다. 작목이 결정되면 그에 맞는 농토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한다. 신양에 농토를 마련해 놓았다는 강석태(64, 인천시)씨는 내년에 이사할 계획이라며 "대추방울토마토를 심으려고 했는데 오늘 허브농장을 방문한 뒤 수박이나 기타 작물도 고민해 보기로 했다"라고 말했다.

부모님이 계신 덕산 옥계리로 귀농할 계획인 이상훈(36, 인천시)씨도 "1차 산업인 농산물과 3차 산업인 관광을 결합한다는 큰 그림만 그렸지, 구체적인 작목은 결정하지 않았다. 서두르지 않고 꼼꼼히 알아볼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반면 작목을 정하고도 교육에 빠지지 않고 참여하는 경우도 많았다.

임성래 팀장은 "성공적으로 정착하려면 사람 간의 교류도 중요하다. 이 교육은 서로 정보를 교환하고 격려도 하면서 삶의 질을 높이는 시간이기도 하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군내에서 성공사례 벤치마킹을 할 수 있다는 것도 매우 장점이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참가 교육생들의 연령대는 지난해 대학을 졸업한 26세 남성부터 71세까지 다양한 분포를 보였다.

한편 귀농귀촌지원센터를 운영하는 예산군농업기술센터는 누리집 첫 화면에 귀농귀촌종합상담 배너와 팝업창을 눈에 띄게 배치하고 ▲ 귀농 첫걸음 ▲ 귀농지원안내 ▲ 성공귀농인 소개 ▲ 귀농귀촌지원센터에 대한 안내를 하고 있다. 또한 상설 상담사를 배치하고 상담실과 상담전화(041-339-8129)를 운영하고 있다.

다만, 귀농·귀촌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것과는 달리 관련 업무가 전문팀이 아닌 3명(팀장 포함)이 소속된 정보개발팀의 업무 중 하나로 배정된 것이 아쉽다. 또 귀농지원상담실의 출입문이 폐쇄적인 느낌의 철제방화문으로 돼 있는 점 등은 큰 아쉬움으로 꼽힌다.

a  <무한정보신문>

<무한정보신문> ⓒ 장선애


예산군농업기술센터 정보개발팀 임성래 팀장과 배따뜻한샘 실무관, 이미숙 상담요원(오른쪽부터).

예산군청에서 축·수산 업무를 계속해온 임 팀장의 업무경험이 귀농귀촌인들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지난 1월 인사에서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업무를 맡게 됐음에도 30년 베테랑 공무원답게 까다로운 인허가 상담까지 귀농귀촌인들의 길라잡이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난 3월 임용된 새내기 공무원인 배 실무관은 귀농인들과 함께 배우는 자세로 열성을 보이며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이 상담요원은 귀농성공수기 수상자 출신답게 살아있는 상담으로 귀농귀촌인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 그는 "귀농귀촌 지역을 결정하지 못하고 상담을 했던 분이 예산군에 정착하실 때 가장 뿌듯하다"며, 예산군 귀농귀촌 첨병으로서 자부심을 드러냈다.

덧붙이는 글 충남 예산에서 발행되는 지역신문 <무한정보신문>과 인터넷신문 <예스무한>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본인이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귀농 #귀촌 #귀농귀촌지원 #예산군농업기술센터 #예산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얼굴 창백한 계산원을 보고 손님이 한 행동 얼굴 창백한 계산원을 보고 손님이 한 행동
  2. 2 유럽인들의 인증샷 "한국의 '금지된 라면' 우리가 먹어봤다" 유럽인들의 인증샷 "한국의 '금지된 라면' 우리가 먹어봤다"
  3. 3 일타 강사처럼 학교 수업 했더니... 뜻밖의 결과 일타 강사처럼 학교 수업 했더니... 뜻밖의 결과
  4. 4 꼭 이렇게 주차해야겠어요? 꼭 이렇게 주차해야겠어요?
  5. 5 알고도 대책 없는 윤 정부... 한국에 유례 없는 위기 온다 알고도 대책 없는 윤 정부... 한국에 유례 없는 위기 온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