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자신의 거제 아파트 화장실에서 죽은 채 발견되었던 삼성중공업 협력업체 노동자 정아무개씨가 카카오톡 바탕화면에 해놓았던 글이다.
삼성중공업일반노동조합
하청업체는 2개반을 1개로 통폐합했고, 고인은 반장에서 조장으로 강등되었다. 정씨는 10일 하청업체에 사직서를 제출하고, 그날 저녁 동료들과 술자리를 마치고 귀가했고, 사직 다음 날 숨진 채 발견된 것이다.
고인은 부인과 사이에 9살, 7살, 5살의 세 자녀를 두고 있다. 고인은 삼성중공업 하청업체에서 8년간 일했다. 김경습 삼성중공업일반노동조합 위원장은 "고인은 동료들을 살갑게 챙겨가며 어느 누구보다 우직하고 열심히 일해 왔다고 같이 일했던 동료들이 전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고인의 극심한 스트레스는 약 2개월 전부터 조직개편이 시작되면서 시작되었다고 한다"며 "반장에서 조장으로 강등되고, 관리자로부터 그만 두라는 말과 똑같은 이야기를 들으며 무척이나 자존심이 상해 부인한테 여러 차례 하소연 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또 그는 "가족들에 의하면, 고인은 10일 출근해서 사직서를 내고, 이날 오후 퇴근해 부인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동안 아이들과 많이 놀아주지 못해 미안하다는 말을 전했다고 한다"며 "고인은 동료들과 술자리를 나누고 나서 집에 와서, 자는 큰 아이를 안고서 '아빠가 미안해'라고 여러 번 말했다고 한다"고 했다.
대책위 "사람 자르는 구조조정 결과"
노동․시민단체와 진보정당 등으로 구성된 '거제통영고성 조선소 하청노동자 살리기대책위원회'는 11일 오후 삼성중공업 앞에서 펼침막을 들고 시위를 했다. 이날 고인의 어머니와 부인은 길바닥에 앉아 울었다.
대책위는 "고인은 스스로 사표를 써서 제출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일방적인 직책 강등과 보직변동, 임금 삭감으로 회사에서 쫓겨난 것"이라며 "이는 부실경영의 책임을 떠넘기며 하청노동자로부터 먼저 내쫓는 '사람 자르는 구조조정'의 결과"라 밝혔다.
대책위는 "직책 강등은 고인에게 심한 모멸감을 주었고, 임금 삭감은 받아들일 수 없는 불이익 처우였다"며 "고인은 사표를 쓰며 '개같이 일했고 개같이 쫓겨났다'고 이야기 했던 것"이라 했다.
대책위는 13일 거제 삼성중공업 앞에서 유가족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