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로에서 만난 품바 십자가를 통해 하나님의 어릿광대 예수를 발견한 최병성 목사.
최병성
"바보 예수님은 오늘 한국교회에서 선포되는 예수님과는 너무 다른 분입니다. 예수는 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유의 유혹을 거부한 바보였습니다. 예수님은 세상 모든 사람들이 원하는 권력과 영광을 누리고 싶은 유혹을 거절하고 십자가의 고난을 선택한 바보였습니다."
저자는 기독교는 바보들의 역사라고 강조한다. 하나님의 아들임에도 불구하고 부와 인기와 권력을 버린 예수님처럼 사도 바울도 예수 외에는 모든 것을 배설물로 여기는 바보 제자가 되었기에, 품바 예수님의 십자가를 제대로 보는 사람은 그도 품바가 되는 길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십자가는 교회가 아니라 세상 소통의 상징바보(품바) 예수가 선택한 '십자가는 곧 소통의 상징'이다. 장신대 채플에서 '예수처럼 세상을 소통케 하라'고 설교한 최병성 목사는 '예수님은 십자가를 통해 하나님과 사람 사이, 사람과 사람 사이의 막힌 담을 허시고 소통의 길을 내셨다'고 강조했다.
특히 길 위에서 태어나 광야의 길을 도망 다녔던 예수님이 소통을 이룬 장소가 결국 세상이라는 '길'이었다. 길에서 사람을 만나고, 길에서 병자들을 치유하고 길과 들에서 말씀을 전하고, 길에서 숨을 거두셨다.
그러므로 우리가 매일 바라봐야 할 것은 십자가 위에서 자신의 생명을 내어주며, 길에서 소통의 삶을 살아가신 '길 위의 예수'다. 바로 그 '길 위의 예수'에 관한 이야기가 최병성 목사가 쓴 <길 위의 십자가>이다.
결국 '길 위의 십자가'는 바보 예수의 사역과 비밀의 총체이다. 길 위의 예수를 전하고자 가끔은 하나님의 어릿광대 역할을 서슴없이 저지르는 바보 목사가 최고의 지혜와 통찰을 담아 이 바보스러운 책 <길 위의 십자가>를 쓴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저자는 십자가로 상징되는 예수의 정체성에 대해, 그리고 많은 성도들의 자기 탐욕과 타협한 왜곡된 신앙의 이미지들을 하나하나 일깨우고 폭로한다.
저자는 '신학자 에르네스토 카르도날(Ernesto Cardenal)은 자연은 하나님이 우리에게 보낸 편지라고 했다'며, 하나님의 마음과 카메라 렌즈로 자연을 읽어낸 하나님의 손 편지인 '길 위(자연)의 십자가는 곧 우리 삶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십자가 없는 면류관을 쓴 가짜 예수를 좇는 병든 우리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노출시키고, 화려한 건물 안에 갇혀 세상과 소통함을 잃어버린 채 썩어가는 지금의 자폐적 한국교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 어디인지도 명확히 제시한다. 십자가를 잃어버린 성도들과 교회에게 '소통과 생명의 십자가'를 새롭게 만나라고 도전을 던진 것이다.
길 위의 바보 예수를 따라가는 길 위의 바보 목사이제 처음의 이야기로 돌아가, 길 위의 십자가를 따르는 저자의 삶을 들여다보자. 세상을 소통케 하려고 몸부림치는 바보 목사의 무모함은 지금까지 그 누구도 감히 막아서지 못했다.
저자는 언론이 야성을 잃은 채 끝없이 길들여져 가던 이명박 정부 시절에 언론들이 말하지 않고, 전문분야 지식인들까지도 침묵하는 4대강 사기극에 관한 정권의 불편한 진실들을 가차 없이 폭로했다.
또 대한민국 쓰레기 시멘트의 비밀을 들춰내어 돈에 눈 먼 기업과 그에 담합하는 정부의 탐욕을 거울 앞에서처럼 낱낱이 노출했다. 서두에서 언급한 뜬금없는 피라미 사진 한 장, 생뚱맞은 시멘트 숟가락 하나로 토론회에 참석한 좌중을 압도하던 일들은 모두 그런 과정에서 생겨난 일들이다. 그 피라미 사진 한 장이 그리고 시멘트 숟가락 하나가 다윗의 물맷돌이 골리앗의 이마에 박히듯 정확히 반대 측의 허를 내리꽂았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