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치조림, 반할 맛입니다.
임현철
12:30 3명 예약. 홍가에 도착했습니다. 서완석 통장어탕집 사장, 갈치조림 먹고 있습니다. 먼저 온 옆 테이블 손님이 쟁반 들고 와 우리 탁자에 밑반찬을 놓습니다. 밑반찬은 양념게장, 고록(꼴뚜기) 젓, 마른갈치무침, 청각무침, 꼬막무침, 가지나물, 죽순나물, 배추겉절이 등. 물과 물수건은 우리가 직접 챙깁니다. 하여튼, 밑반찬 만드는 것도 일. 새벽 1시까지 만들다 들어갈 때도 있답니다.
여기 음식은 저희 어머니 손맛과 거의 흡사합니다. 달달한 것까지 비슷합니다. 특히 고록 젓과 마른갈치무침은 엄마 손맛을 빼다 박았습니다. 하지만 청각과 가지는 사양입니다. 시각 상 느글거려 먹지 않습니다. 어머니는 요거 때매 "내가 낳았지만, 뭔 이런 주둥이가 있을까!"라며 지금껏 타박하십니다.
가만 있자. 누가 갈치조림 냄비를 내왔나? 알쏭달쏭합니다. 아마, 또 손님일 거라는. 그건 중요치 않습니다. 갈치조림이 엄청 푸짐하다는 게 중요합니다. 양파 엄청납니다. 그러니 단맛이 강할 밖에. 감자부터 맛봅니다. 아주 잘 조려졌습니다. 푸짐과 잘 조려짐이 홍가 맛의 비결입니다. 다시 말하지만 이 때문에 3인 이상, 1시간 전 예약을 강조하는 겁니다.
앞 접시에 적당히 뜹니다. 갈치 뼈 바르느라 초 집중. 귀찮긴 한데 조린 맛보려면 어쩔 수 없습니다. 여기서 잠깐! 맨 먼저 뼈 발라낸 갈치 살은 아내 몫으로 돌리시길. 효과? 걱정 마시라. 엄청납니다. 나이 먹은 남자들은 요런 걸 잘해야 대접 받습니다. 밥에 갈치를 올려 한 입 크게 넣습니다. 갈치조림이 입안에서 태풍처럼 움직입니다. 참을 수 없는 가벼움. 기어이 갈치조림 국물에 밥을 말았습니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