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로 벌써 13명이나 사망했거늘

등록 2016.08.15 14:15수정 2016.08.15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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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부터 더위가 심할 경우 "염소 뿔도 녹는다"라는 속담이 있다. 그렇긴 하지만 덥다 덥다 한들 정말이지 올해처럼 이렇게나 더울까! 사람 잡는 불볕더위는 급기야 수천 명의 온열질환자 발생에 더하여 13명의 목숨까지 앗아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가정용 전기료 폭탄 투하 방침엔 딱히 근본적 수정이나 개선의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 "가정용 전기 누진제를 완화하면 전력 수급에 문제가 생긴다."는 산업통상자원부 간부의 엇박자 논리에 국민들은 일제히 분노했다.

그러다가 대통령의 한 마디에 돌연 입장을 바꾸긴 했으되 그래봤자 동족방뇨의 임시방편일 따름이었다. 언론의 보도처럼 전체 전력의 사용량에서 산업용(55.4%)과 일반용(25.1%)이 차지하는 비중은 가정용(13.1%)에 비해 상당히 높다.

그럼에도 여전히 가정용 전기료를 '전력 피크'의 주범으로 토끼몰이를 하여 많게는 심지어 11.7배가 넘는 전기요금 폭탄을 12년째 감수하라고 하는 정부의 어떤 '막가파 식' 행태는 도무지 이해 불가의 영역이 아닐 수 없다.

오늘 출근했더니 "너무 더워서 에어컨을 좀 틀었다고 전기요금이 지난달에 비해 4배 이상 폭등했다"는 직장 동료의 하는 말이 가슴을 섬뜩하게 했다. 우리 집은 그럼 대체 얼마가 부과되는 겨? 요즘의 폭염은 열대야까지 기승을 부린다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어제도 나신(裸身)으로 잠자리에 들었다. 에어컨의 전기료 부담이 무서워 선풍기를 틀긴 했지만 무더위에 묻어있는 짜증은 밤잠마저 방해했다. 물수건을 몸에 바르면서 어찌어찌 잠을 억지로 청했지만 새벽 3시도 안 돼 눈이 떠진 건 열대야의 횡포와 더불어 웽웽거리는 모기 때문이었다.


가뜩이나 잠까지 못 자서 미칠 지경인데 모기까지? 넌 이제 죽었어!! 살충제를 찾아 잔뜩 뿌려서 모기를 박멸했다. 그러나 그 뒤에도 살충제 특유의 고약한 냄새 때문에 더 이상의 잠은 불가능했다.

문득 최근 에어컨이 고장 나는 바람에 친구의 집으로 가서 '피난 잠'을 자고 있다는 아들이 떠올랐다. AS를 신청했지만 밀려서 시간이 꽤 걸린다고 했단다. 조문효도(蚤蚊孝道)란 게 있다.


'조문효도'는 인륜(人倫)을 밝히는 책이라 하여 옛 어른들의 도덕과 선행을 기록한 명륜록(明倫錄)에 나오는데 '조(蚤)'는 벼룩이고, '문(蚊)'은 모기라는 뜻이다. 일반적으로 사람의 몸에 달라붙어서 피를 빨아먹는 벼룩과 빈대, 모기 등의 곤충을 총칭하는 말이다.

그러므로 '조문효도'란 자식들이 연세가 많은 부모님 곁에서 웃통을 벗고 한방에서 잠을 자면서 벼룩이나 모기 같은 벌레들을 자신 쪽으로 유인하는 일종의 '몸 보시'이다. 즉 부모님이 벌레에 물리지 않고 편히 주무실 수 있도록 하는 효도를 말하는 것이다.

세월이 바뀌어 이젠 이렇게까지 하는 효자는 보기 힘들다. 반대로 부모가 자녀를 그리 위하는 조문배려(蚤蚊配慮)라면 또 몰라도. 여하튼 조문효도가 됐든 조문배려가 되었든 간에 중요한 건 가정용 전기료 부과체계의 빠른 개선작업이다.

마치 거미줄처럼 촘촘한 누진 단계와 600㎾h만 써도 과도한 요금을 물리는 현 주택용 전기요금 제도를 바꾸지 않는 한 국민적 반발은 해마다 거듭될 수밖에 없음은 상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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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서: [초경서반]&[사자성어는 인생 플랫폼]&[사자성어를 알면 성공이 보인다]&[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 ▣ 대전자원봉사센터 기자단 단장 ▣ 月刊 [청풍] 편집위원 ▣ 대전시청 명예기자 ▣ [중도일보] 칼럼니스트 ▣ 한국해외문화협회 감사 / ▣ 한남대학교 경영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CEO) 수강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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