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한 열차 디자이너의 작품, 그야말로 '예술의 극치'

[서규호의 낭만 일본기차여행 30] 시코쿠 남부의 앙증맞은 노란색 미니열차 시만토로코호

등록 2016.09.05 10:57수정 2016.09.05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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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철도의 매력이 무엇인지 질문하는 사람들에게 저는 "어린 시절 은하철도 999의 추억 찾기 놀이"라고 답합니다. 그 정도로 일본에는 수많은 종류의 열차들과 에끼벤(열차도시락)들이 있습니다. 단순한 이동 수단이라기 보다는 관광의 한 부분으로 자리매김한 철도 강국 일본의 철도여행. 일본철도여행 전문가로서 앞으로 다양한 철도여행 이야기를 전해드리겠습니다. - 기자 말

 출발 준비 중인 앙증맞은 시만토로코열차.
출발 준비 중인 앙증맞은 시만토로코열차.서규호

2013년에 객차를 리뉴얼 해 운행을 하는 시만토로코는 외부의 모습부터 아주 특이합니다. 시코쿠의 요도센(予土線)을 운행하는 열차로 보통열차 두 량으로 운행합니다. 화차(貨車)를 개조해 디자인한 객차는 일본에서도 유명한 열차 디자이너 미토오카에이치(水戸岡鋭治)씨의 작품입니다.


열차는 1984년부터 2013년까지 운행을 했고 당시 국철시대의 토로코열차를 리뉴얼해 다시 운행하고 있습니다. 시만토가와(四萬十川)의 아름다운 풍경과 황금의 노란색 열차는 그야말로 예술의 극치입니다.

열차가 출발하는 구보가와역(窪川駅)에는 이 열차를 타기 위해 열차 여행객들이 모입니다. 노란색의 열차는 마치 노란 옷을 입고 노란 모자를 쓴 어린아이 같은 느낌입니다. 앙증맞은 열차의 외관에 색다른 매력에 빠지게 됩니다.

 출발 준비중인 앙증맞은 시만토로코열차.
출발 준비중인 앙증맞은 시만토로코열차.서규호

 시만토로코 화차부분의 나무벽으로 된 외관.
시만토로코 화차부분의 나무벽으로 된 외관.서규호

열차는 오후 2시 14분 구보가와역을 천천히 출발합니다. 이 열차에는 별명이 있는데 요도센 3형제라고 불리며, 장남이 바로 이 시만토로코이고, 차남은 카이요도호비트레인, 막내는 신칸센 0계로 치장한 데츠도호비트레인입니다. 정말 3형제가 아름답게 운행을 합니다.

한 량의 긴 디젤 기관차와 부속으로 달린 토로코 차량은 화차 특유의 나무로 된 차 벽이 있고 내부는 시만토가와의 바람을 맞으며 달릴 수 있도록 오픈형 차량으로 구성되고, 내부에는 4인 식탁석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운행 중에는 토로코열차만의 특별한 주행음과 진동 체험이 가능합니다. 웅대한 시만토가와를 따라 지나갈 때면 잠시 그 바람에 몸을 맡겨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 열차는 특이하게도 구보가와역에서 와카이역(若井駅)구간에 도사쿠로시오철도(土佐くろしお鉄道 )라는 사철노선을 잠시 이용합니다. 시코쿠레일패스가 있다면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하지만 전 좌석이 지정석이라 미리 예약은 하셔야 합니다.


 시만토가와를 달리는 앙증맞은 토로코열차 내부.
시만토가와를 달리는 앙증맞은 토로코열차 내부.서규호

시만토가와의 계곡을 따라 천천히 달리는 가을날의 열차 안에서 자원봉사자가 관광지 설명을 해줘 여행의 재미를 더해줍니다. 시만토가와는 고치현의 서부를 흐르는 큰 강으로 하류로 내려갈수록 방대한 강 폭을 자랑하고 일본에서는 일본 최후의 청류(靑流)라고 불릴 정도로 아름다운 강입니다. 이 곳에서 후네쿠다리 뱃놀이를 즐길 수도 있습니다. 일본 내에서도 풍경이 우수하기로 유명해 많은 관광객들이 찾고 있습니다.

열차는 이제 요도센의 중간쯤에 에가와사키(江川崎)역에 도착합니다. 열차가 많이 운행하지 않는 오지 역이다 보니 잡초들이 선로에 많이 자라 있는데, 그것보다 이 역이 유명한 이유는 일본에서 가장 더운 역으로 기록을 세웠기 때문입니다. 2013년 여름에 최고기온 41도까지 올라갔으니 말이죠. 올 여름 한국도 엄청 더웠지만 일본도 만만치 않은 기온을 보이네요. 


시만토롯코 2호(우와지마역→구보가와역)구간에서는 차내에서 오니기리(삼각김밥) 및 주스, 당고, 고로케 등을 판매하니 꼭 드셔 보세요.

 가족들도 모두 행복해하는 시만토로코열차.
가족들도 모두 행복해하는 시만토로코열차.서규호

열차가 산을 넘으면 에히메현(愛媛県)으로 들어 갑니다. 열차 여행도 점점 마무리가 되어 갑니다. 이 곳에서도 시만토가와에 못지 않은 강이 흐르는데 히로미가와(広見川) 라는 강이 열차와 함께 달립니다. 이제 평지로 내려오면서 한국의 여느 시골 풍경과 비슷한 경관을 만나게 됩니다. 주변에는 논에서 벼들이 익어가고 있습니다.

드디어 열차는 종착역이 우와지마역(宇和島駅)으로 입선을 하고 하차면서 즐거운 시만토로코열차 여행은 마무리 됩니다. 이 곳 우와지마는 시코쿠 서쪽에 위치한 도시로 역에서 25분 정도 걸으면 우와지마성이 있으니 여행 때 꼭 들러보시기 바랍니다. 1596년부터 6년간 축조한 성으로 리아스식 우와지마의 깊은 곳에 위치해 있습니다. 올 가을 시코쿠의 아름다운 열차 시만토롯코를 타러 주말에 한번 떠나 보아요..

운행 정보
- 운행일
주말 운행(7/8월은 매일 운행)

홈페이지참고
http://www.jr-shikoku.co.jp/01_trainbus/event_train/simantorokko/schedule.pdf

- 운행시간
시만토로코 1호 구보가와역 출발 14:14→16:46 우와지마역도착
시만토로코 2호 우와자마역 출발 10:29→13:16 구보가와역 도착
(전 좌석 지정석)


덧붙이는 글 글쓴이 서규호 기자는 일본철도여행 전문가로 엔트래블스 이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시코쿠철도여행 #시코쿠여행 #시만토로코열차 #일본철도여행전문가서규호 #일본철도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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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무지개가 가득한 세상을 그립니다. 오마이뉴스 박혜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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