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반대 집회 참석한 이철우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다"북한의 탄도미사일 방어를 위해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 배치 제3후보지로 김천 인근이 거론되자, 지난 8월 24일 오후 경북 김천 삼락동 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사드배치 결사 반대 범시민투쟁 결의대회'에 김천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이철우 새누리당 의원이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날 김 의원은 "절대 국회의원 한 번 더 하기 위해서 연연하지 않는다"며 "나라가 잘 되도록 하고 김천이 절대 손해 보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유성호
사드 배치 지역이 성주군 초전면 롯데스카이힐 성주 CC로의 이전이 유력하다는 보도가 있자 우리 김천이 발칵 뒤집혔습니다. 그곳은 행정구역상으로는 성주군이지만 실제 김천이라고 할 수 있는 곳입니다. 김천이 사드 전자파의 피해를 고스란히 받게 됩니다. 그래서 지난 8월 24일 시민 1만여 명이 김천종합운동장에 모여 사드결사반대 결의대회를 가졌습니다.
그때 의원님이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냈지요. 아마 미처 예상하지 못했을 거예요. 물병이 날아가는 등 심한 야유가 쏟아질 것이라는 것을. 다른 데 이유가 있지 않습니다. 시민이 어려움을 당하고 생활리듬을 파괴하면서까지 투쟁하고 있는데, 함께 하지 않은 데 대한 분노였습니다. 심지어 사드 반대 집회가 열리고 있는 그 시각 김천에 있으면서도 피한 의원님의 당당하지 못한 자세에 대한 실망의 반응이었습니다.
국회의원 한 번 더 하는 데 연연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지역민에 대한 오만불손한 태도이자 감정이 개입된 태도 아닙니까? 사드에 대해 지역민이 무엇을 원하는지 물어보고 이해시키며 또 잘못된 게 있으면 자근자근 설득하는 모습을 우리는 기대했습니다.
그런데 안보에는 여야가 없다느니, 사드는 북한 핵미사일 방어에 꼭 필요하다느니,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거스를 수 없다느니 하는 공자 왈 식 자세로 일관했습니다. 의원님이 20여 년간 정보기관에 근무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지금 의원님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정보기관의 폐쇄적 안목을 벗어 버리고 국민 전체를 바라보는 트인 눈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우리는 이런 국회의원을 원합니다. 지역 주민의 바른 항의를 하면 '국회의원 한 번 더 하기 위해 연연하지 않겠다'고 감정적인 대응을 하는 것이 아니라 대통령이 잘못 판단할 때 '대통령님, 그것은 아닙니다'라며 바로 잡아 줄 수 있는 국회의원을 바랍니다.
괘씸죄에 걸려 다음 국회의원이 되지 못한다 해도 지역 주민들은 그를 참된 정치인으로 기억할 것입니다. 그런데, 의원님은 호위무사라도 된 듯 더 날뛰더군요. 가관이어서 보기가 참으로 민망합디다. 국회의원 한 번 더 하는 것 연연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다음에 그것을 똑똑히 보여 주자고 벼르는 지역민이 한둘이 아닙니다.
지역 주민들의 외침에 귀 기울이길다시 한 번 강조합니다. 이성을 잃은 정부, 과거의 잘못을 생각하지 못하는 여당에서 바른 역할을 좀 해 주시기 바랍니다. 정부의 이성을 찾게 해 주고, 새누리당이 다수당이었을 때, 민의의 전당 국회에서 어떤 횡포를 부렸는지 좀 되새기며 반성의 기회로 삼으시면 좋겠습니다. 또 지역민들이 지금 무엇을 바라고 있으며 어떤 고통 속에 있는지 헤아려 보시기를 권합니다.
사드 문제로 농사일을 미뤄가며 외치는 농민들의 소리, 직장인들의 우려와 혁신도시 젊은 엄마들의 분노의 소리, 가게 문을 닫게 되었다며 울부짖는 저 소상인들의 안타까운 외침을 경청할 것을 권합니다. 여기에 더해 국회 정보위원장으로서 사드에 대해 공부하시기를 당부합니다. 시간이 되시면 김천으로 내려와 사드 배치에 대해 토론의 장을 가져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정치하는 사람을 저는 정치인과 정치꾼으로 나누어 생각하고 있습니다. 정치인은 개인의 영달에 앞서 진정 국민을 먼저 생각하며 아픔과 슬픔을 함께 하는 사람을 일컫는 것이고, 정치꾼은 국민보다는 자신의 앞날을 타산하고 권력자의 눈치를 살피며 자신의 이득을 위해 움직이는 사람을 말합니다. 의원님에게 아직도 참된 정치인의 상을 지우지 않으려 합니다.
사드 문제로 피차 앞날이 어수선하게 전개될 것 같습니다. 사드 배치 지역이 롯데 CC로 결정된다면 김천 시민들 사즉생(死卽生)의 각오로 총력 궐기할 것을 다짐하고 있습니다. 3선 의원으로서 김천의 시민들에게 적잖은 사랑을 입은 이철우 의원님, 그 사랑을 갚을 때가 혹 지금이 아닐는지요. 갑자기 날씨가 쌀쌀해졌습니다. 널리 통찰하시고 바른길을 걷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아울러 환절기 건승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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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 향기 그윽한 김천 외곽 봉산면에서 농촌 목회를 하고 있습니다. 세상과 분리된 교회가 아닌 아웃과 아픔 기쁨을 함께 하는 목회를 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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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찬성' 이철우 의원님, '정치꾼'이 되지 마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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