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도깨비 부인 콘테스트 우승자인 노구치 치에코씨
유혜준
일본 돗토리현 유리하마에는 아주 특별한 모임이 있다. 이름도 특이한 '도깨비 부인회'다. 일본에서 도깨비 부인이라고 하면 극성스러우면서 굉장히 무서운 아내를 의미한단다. 그렇다면 도깨비 부인회(오니요메카이)에 참여한 '도깨비 부인'들은 죄다 극성스러운 부인일까?
절대로 그렇지 않다는 게 '도깨비 부인' 노구치 치에코씨의 설명이다.
10월 14일부터 17일까지 열린 '제 6회 월드 트레일즈 컨퍼런스(World Trails Conference, WTC) 돗토리 대회'에서 가장 인기가 있었던 것은 15일과 16일 이틀 동안 열린 '월드 워크 페스타 in 돗토리'였다. 돗토리현의 아름다운 길을 걸으면서 돗토리의 정취를 물씬 맛보자는 의미에서 기획된 행사로 2천여 명이 넘는 사람들이 참여해 길을 알록달록하게 수놓았다.
특히 16일에는 '도깨비 부인회'에서 유리하마 거리에 다양한 음식 부스를 마련, 걷기 마니아들에게 먹는 즐거움을 선사하면서 워킹 분위기를 한껏 들뜨게 했다. 외국에서 찾아온 손님을 맞이하는 특별한 이벤트였다. 도깨비 부인들 덕분에 유리하마 거리는 사람들로 북적거리면서 활기가 넘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다. 유리하마 한쪽에서는 올해의 '도깨비 부인'을 뽑는 '오니요메 총선거'가 진행되고 있었다. 최고의 도깨비부인을 뽑는 행사인데, 작년에 이어 올해 두 번째라고 했다.
걷는 즐거움에 먹는 즐거움을 보태준 도깨비 부인들이 궁금할 수밖에. 그래서 WTC에 자원봉사로 참여한 도깨비 부인회의 노구치 치에코씨를 만나, 도깨비 부인회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노구치 치에코씨는 2015년에 최고의 도깨비 부인으로 뽑혔다나. 가부키 배우처럼 진한 화장을 하면서 카리스마를 보였기 때문이라는 게 노구치 부인의 설명이다.
- 도깨비 부인회 활동은 언제부터 시작했나요?"정식으로 부인회를 만든 것은 2년 전이지만, 5~6년 전부터 마을 시장이 열리는 것을 계기로 부인들이 모여서 활동을 시작했어요."
- 회원이 몇 명인지요?"정회원은 5명이지만 협력하는 분들이 많아요."
정회원과 협력회원은 이들이 머리에 단 뿔로 구분한다. 뿔이 두 개인 부인은 정회원이고, 뿔이 하나인 부인은 협력회원이란다. 하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정회원도 뿔을 하나만 달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