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풍경 간직한 오타루와 소운쿄의 볼거리

등록 2016.10.24 16:19수정 2016.10.24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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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과 에미시아삿포로 호텔과 신역사 주변의 밤풍경을 돌아보고 늦게 잤다. 하지만 여행지의 잠자리가 일찍 일어나게 했다. 호텔에 딸린 교회식의 예식장이 이채롭다. 아내를 깨워 어제 밤 아들과 돌아본 호텔 주변을 산책하며 삿포로는 인위적이고 계획적인 도시라는 것을 느꼈다. 삿포로 시내는 정사각형으로 길이 나있어 주소로 목적지를 찾기 쉽고 지하철, 버스, 전차가 교통수단이다.

 에미시아삿포로 호텔과 신역사
에미시아삿포로 호텔과 신역사변종만

아침을 먹고 면세점에 들렀다. 견물생심이라고 새로운 것을 보면 가지고 싶은 욕심이 생기기 마련이다. 일본은 바가지나 가짜가 통하지 않는 정직한 사회다. 비교적 절제를 하는 아내가 고맙고 물건 값이 정확해 믿음이 간다.


면세점에서 나와 50여분 이동하면 여러 형태의 서양식 건물과 운하가 매력적인 오타루에 도착한다. 오타루는 1872년 최초로 부두를 건설해 홋카이도 개척의 가교 역할을 했다. 뛰어난 자연환경과 함께 메이지 말기의 많은 건축물이 잘 보존돼 있고 아직도 러시아와의 교역 흔적들이 남아있는 색다른 여행지이다.

 기타이치베네치아미술관과 기타이치가라스가 위치한 거리 풍경
기타이치베네치아미술관과 기타이치가라스가 위치한 거리 풍경변종만

기타이치베네치아미술관은 이탈리아의 베네치아에서 생산된 세계적으로 유명한 유리공예품을 전시하고 18세기 베네치아 귀족의 생활양식을 재현해 놓은 미술관이다. 키타이치가라스는 10만 종류가 넘는 다양하고 예쁜 유리제품이 진열되어 있는 곳으로 오리지널 제품은 물론 작은 소품까지 유리 공예품이 가득하다. 골목을 기웃거리면 구 오타루 창고를 이용하여 역사 자료와 자연을 소개하는 오타루박물관, 정통 정종(사케)을 판매하는 상점, 배우이자 가수였던 박용하가 자주 들렀다는 찻집도 만난다.

 오타루 오르골당
오타루 오르골당변종만

오타루 오르골당은 1912년에 세운 목조 벽돌 구조의 2층 건물로 메르헨 교차지점에 있는 일본 최대의 오르골 전문점이다. 15분마다 수증기를 내뿜는 시계를 구경하고 입구에 들어서면 19세기 후반의 앤티크 오르골을 중심으로 각국의 골동품에서 봉제인형 종류까지 모양이나 음색이 다른 다양한 오르골 제품을 전시 판매하고 있어 깜짝 놀란다. 내부는 모두 느티나무로 만들어졌다. 물건의 종류가 많다보니 손녀 선물을 고르는 일도 쉽지 않았다.

 오타루운하
오타루운하변종만

오타루항은 청어로 유명한 국제무역항이다. 오타루운하는 오타루를 상징하는 관광명소로 1914년 착공해 9년 만에 완공했다. 일부를 매립했지만 20세기 초에 세운 거대한 벽돌 건물과 석조창고가 이국적이고 영화 러브레터 촬영장소로 유명해졌다. 화려한 역사와 로맨틱한 정취가 넘실거리는 길거리 풍경이 마치 옛 유럽의 어느 마을에 와있는 느낌을 준다. 문화도 사람처럼 옷을 어떻게 입히느냐에 따라 모습이 달라진다. 운하 옆 창고를 리폼한 식당에서 점심을 먹으며 낡은 창고에서 문화행사가 다채롭게 열리는 공간으로 탈바꿈한 청주첨단문화산업단지를 생각했다.

 구로다케 로프웨이
구로다케 로프웨이변종만

넓고 안전하다는 홋카이도에서 가끔 태풍으로 쓰러진 고목이 눈에 들어오는 산길을 차로 2시간 50여분 달린다. 소운쿄에 도착해 부리나케 구로다케 로프웨이를 타고 홋카이도의 지붕이라 불리는 대설산의 절경을 전망하러 갔다. 산의 높이는 후지산, 산의 크기는 대설산에 가봐야 안다는 말이 왜 생겼겠나. 하지만 흐린 날씨에 몸을 가누기 어려울 만큼 바람이 몰아쳐 1700m의 전망대에서도 10개의 연봉으로 이뤄졌다는 대설산의 크기를 짐작하기 어렵다. 단풍이 아름답다는 대설산을 제대로 알기에는 너무나 짧은 시간임을 아쉬워하며 어둠이 내려앉는 시간에 마지막 관광객으로 하산했다.


 소운쿄 풍경
소운쿄 풍경변종만

소운쿄는 일본에서 가장 큰 대설산국립공원 중턱의 구로다케 기슭에 있어 주상절리가 깎아지른 절벽을 만들고 이름에서 알 수 있듯 폭포가 많다. 숙소였던 소운쿄 다이세츠는 소운쿄 온천 중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해 온천욕을 즐기면서 대자연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호텔이다.

호텔에 짐을 풀고 가족들과 주변의 밤풍경을 돌아봤다. 우연히 올려다본 하늘에 유난히 밝은 별들이 금방이라도 쏟아져 내릴 듯 총총히 박혀있다. 언제부턴가 가슴에서 별이 사라진 생활을 하고 있다는 생각에 아쉬움이 크다. 일찍 일어나 다시 돌아보니 아침을 시작하는 소운쿄의 풍경이 새롭다.


 은하폭포와 유성폭포
은하폭포와 유성폭포변종만

아침을 먹고 느지막하게 은하·유성폭포로 향했다. 일본에서 가장 아름다운 협곡에 위치한 은하·유성폭포(긴가노타키·류세이)는 일본의 폭포 100선으로 선정된 소운쿄의 명물이다. 가까이에 위치하고 있어 부부폭포라 불리는데 대설산의 연봉에 둘러싸인 천혜의 자연환경과 수직으로 깎아지른 바위 사이로 떨어지는 폭포의 물줄기가 장관이다.

1시간여 이동해 아사히카와공항에서 12시에 이륙하는 대한항공 여객기에 올라 가족과 함께 했던 여정을 되돌아봤다. 홋카이도는 일본에서 가장 북쪽에 위치하고, 우리의 84% 면적에 12% 정도의 사람이 살고 있어 인구밀도가 매우 낮은 지역이다. 또한 이국적인 멋진 풍경과 노천온천, 맛과 멋, 여유로움을 모두 담고 있어 짧은 기간 힐링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관광지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제 블로그 ‘추억과 낭만 찾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오타루 오르골당 #오타루운하 #대설산 #소운쿄 #은하폭포와 유성폭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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