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버스에 붙은 스티커 떼내는 시민들19일 오후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박근혜퇴진 4차 범국민행동에 참가했던 시민들이 정부서울청사를 에워싼 경찰버스에 집회 참가자들이 붙인 스티커를 떼내고 있다.
권우성
- 언론은 '경찰 차벽에 붙였던 꽃 스티커를 떼는 시민'들에 주목하고, 경찰은 '폭력' 시위를 하지 않는 시민들을 칭찬합니다. "보도 블럭까지 다 깨부수는 프랑스의 시위에 익숙해져 있다가 이런 기사를 보면 정말이지 깜짝깜짝 놀랍니다. 시위 후에 쓰레기를 줍는 것만 해도 입이 떡 벌어질 일인데, 붙였던 꽃모양 스티커까지 다시 떼셨다는 걸 보면서 감탄과 실소가 동시에 나왔습니다. 이곳의 기준으로는 정말 말도 안 되게 '착한' 시민들이에요.
반대로 생각해보면 '쓰레기를 치우지 않았을 때' 얼마나 많이 그 시위가 폄하되었으면 저렇게까지 할까 싶어 안쓰럽기도 합니다. 물론 시위 후 쓰레기를 치우지 않으면 청소노동자들이 고생을 합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청소노동자들이 그런 고생을 안 하게 하려면, 매번 그렇게 시위를 나오도록 만드는 문제를 해결하면 됩니다."
- 영상 제일 앞부분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아직 한국에선 집회/시위 등 정치적 표현 행위를 불편해하는 시선이 존재합니다. 영상을 보면, 프랑스는 한국과 상당히 다른 문화를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느 점에서부터 이러한 차이가 발생하는 걸까요."역사·사회적 경험과 교육에서 온다고 생각합니다. 프랑스는 프랑스 대혁명, 68혁명 등 권력에 저항해서 승리한 여러 역사적 경험이 있어요. 이런 과정을 통해 권력은 시민으로부터 나오는 것이며, 부패하고 무능한 권력은 끌어낼 수 있다는 것을 경험했지요. 또, 다양한 직업군과 나이대의 사람들이 수시로 파업/시위에 참여하기 때문에 타인의 정치적 행위에 대해서도 쉽게 공감하고 지지해주는 것 같아요. 학교에서 체계적으로 시민의 권리와 의무에 대해서 가르치는 것도 유익하고요. 실제로 제가 동영상 끝에 삽입한 영상도 '시위가 뭔가요?'라는 10살짜리 아이의 실제 질문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고 쓰여 있어요. 그만큼 어릴 때부터 이런 문제에 관심이 있다는 거겠죠."
-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드러난 여러 문제점이 해결될 때까지 광장의 집회는 계속 이어질텐데요. 시민들의 정치 참여 활동이 보다 활발하고 건강하게 이뤄질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지금 이미 너무 활발하고 건강하게 이루어지는 것 같아 보기 좋습니다. 피켓이나 그림도 너무 재치있고요. 한국의 시위 문화 색깔 중 하나가 이런 풍자의 유쾌함이 아닐까 싶습니다. 요즘 어린이나 청소년들도 집회에 많이 참여하던데, 학교나 가정에서 이번 기회를 통해서 집회의 의미나 민주주의에 가치에 대해서 아이들에게 잘 가르쳐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 역사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다음 세대가 또 자라나게 될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