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지역 촛불집회와 항상 함께 했던 순천지역 철도노조 조합원들
정영동
"우리가 이런 세상을 물려줄 수는 없다! 싸워야 하지 않겠냐?"- 74일을 도대체 어떤 힘으로 이겨냈을까요?"조합원들에게 가장 큰 것은 '성과연봉제가 되면 우리는 끝이다' 라는 생각이었죠. '너는 얼마짜리 나는 얼마짜리, 너가 나가고 나면 내가 퇴출될 수 있겠구나' 이런 생각 가지고 사느니 싸워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아들뻘, 자식뻘 되는 애들도 들어오는데, 우리가 이런 세상 물려줄 수는 없다', '안봐도 훤하다. 정부는 공기업을 평가시스템 속에서 통제한다. 그 시스템이 얼마나 철도를 망치고 있는지 우리가 다 봤다. 파업 안가면 쓰겠냐?'라며 파업에 힘을 실어준 선배님들이 많았습니다.
조합원들은 다 아는 거죠. 현재 철도 상황에서 진짜배기 성과연봉제가 들어왔을 때 철도가 어떻게 될지 느낌으로 알기에 '철도도 끝이고 나도 끝이다'라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철도노조는 2000년도에 민주노조가 들어서고 나서 2001년, 2003년, 2006년, 2009년, 2013년 국가 정책에 대항해서 계속 싸워 왔습니다. 16년간의 역사 속에서 이렇게 저항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철도노동자만의 DNA가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매번 수백명의 징계, 백억이 넘는 손배가압류, 해고에도 불구하고 또 싸우는 이유는 '그나마 싸웠기 때문에 우리가 이렇게 존재하는 거다' 라는 것이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도 99명의 해고자가 있습니다. 조합비의 50% 이상이 해고자를 위해 쓰입니다. '해고자들이 있어 우리가 있는 것이다'라고 묵묵히 의리를 지키는 조합원이 있습니다.
다른 노조에 비하면 그 속에서 생긴 확인된 의리와 노조에 대한 신뢰도가 높기 때문에 74일을 이겨낸 거 같습니다. 특히 어용노조를 겪었던 선배들은 '민주노조가 있어 우리가 이만큼 존재하고 노조가 한다는데 밀어줘야 한다'는 마음이 강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