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진주만 공습 추모하지만 "사과는 안 해"

태평양기념묘지 헌화하며 하와이 일정 시작... 사죄나 반성은 언급하지 않을 계획

등록 2016.12.27 14:42수정 2016.12.27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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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아베 신초 일본 총리의 미국 하와이 방문을 보도하는 NHK 뉴스 갈무리.

아베 신초 일본 총리의 미국 하와이 방문을 보도하는 NHK 뉴스 갈무리. ⓒ NHK


아베 신조 총리가 일본군의 진주만 공습 75주년을 맞아 희생자 추모를 위해 미국 하와이를 방문했다.

일본 NHK에 따르면 26일(현지시각) 미국 하와이 진주만-히캄 합동기지에 도착한 아베 총리는 수행단을 이끌고 호놀룰루 국립 태평양기념묘지를 방문해 헌화하고 추모하며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이어 하와이 일본인 이민자와 2001년 하와이에서 실습선 '에히메마루호'을 타고 가다가 미군 잠수함에 충돌해 사망한 일본 에히메 우와지마 수산고등학교 학생 9명의 위령비를 찾아 추모했다.

아베 총리는 다음날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이 기습 공격한 진주만을 방문한다. 두 정상은 일본군 공습으로 침몰한 미국 애리조나 함정 위에 세워진 애리조나기념관을 함께 방문할 계획이다.

아베 총리는 이번 진주만 방문을 통해 일본이 다시는 전쟁의 참화를 일으키지 않겠다는 각오를 강조하며 미·일 동맹을 과시할 전망이다. 그러나 일본의 침략 전쟁과 희생자에 대한 사죄나 반성은 언급할 계획이 없어 진정성 논란이 일고 있다.

아베 총리는 일본 하네다 공항에서 열린 출국 기자회견에서 "전쟁의 참화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부전(不戰)의 결의'와 미래지향적이고 견고한 미·일 동맹을 통해 화해의 가치를 전 세계에 알릴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 "사죄나 반성 표현 없을 것"


일본 정부 관계자는 "아베 총리가 일본이 전쟁 후 평화국가로서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고 부전의 결의를 지키겠다는 의사를 밝힐 것"이라며 "하지만 진주만 공습에 대한 사죄나 반성의 표현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앞서 일본 정부 대변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도 "아베 총리의 진주만 방문은 사죄를 위해 가는 것이 아니다"라며 "일본의 진주만 공습으로 목숨을 잃은 희생자들을 위령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단언했다.


일본 정부는 아베 총리가 지난 2015년 4월 미국을 공식 방문했을 당시 상·하원 합동연설에서 제2차 세계대전에 대해서는 '통절한 반성'의 뜻을 나타낸 것으로 모두 사죄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사죄나 반성 없는 아베 총리의 진주만 방문에 대한 진정성 논란과 함께 중국 정부가 일본군이 난징대학살을 저질렀던 중국 난징도 방문할 것을 촉구하면서 일본의 역사 인식을 둘러싼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아베_신조 #하와이 #진주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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