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때는 평화로운 고양이
박은지
요즘은 집집이 다양한 용도로 향초를 사용한다. 음식 냄새를 제거하기 위해, 로맨틱한 분위기를 잡는 데 제격이라서, 방안에 좋아하는 향을 채워 기분 전환하기 위해. 향초는 썩 괜찮은 소품이다. 하지만 고양이를 키우고 있는 집이라면 무심코 켜둔 향초가 자칫 고양이를 위험하게 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간 해독 능력이 약한 고양이에게 치명적 작년에 일본에선 무심코 가져다 둔 라벤더 꽃다발 때문에 안타까운 사고가 벌어졌다. 키우던 고양이가 라벤더 향기의 성분 탓에 불과 닷새 만에 사망한 것이다. 고양이의 반려인은 이 사실을 모르는 이들이 자신과 같은 일을 똑같이 겪지 않기를 바란다며 당시의 경위를 SNS에 공유했다.
라벤더와 같이 향이 강한 허브 종류는 실제로 동물에게 독으로 작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독성이 간장이나 신장 조직을 파괴하는데 특히 몸집이 작은 동물들은 더 예민하게 반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요즘 가정에서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향초에 들어 있는 에센셜 오일도 마찬가지다. 고양이의 간은 에센셜 오일의 성분을 해독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사람이나 개에게는 괜찮지만 고양이에게는 독성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테르펜이라는 성분이 들어 있는 오일의 경우 몸에서 천천히 흡수되기 때문에 더욱 위험하다고 한다.
고양이는 자신의 몸을 그루밍하는 습성 때문에, 공기 중으로 퍼졌다가 몸에 붙는 성분들까지 사실상 섭취하게 된다는 점도 문제다. 장시간 노출되거나 섭취할 경우 신경 증상, 저체온증, 구토,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향초에 활용되는 오일 중에는 물론 반려동물에게 안전한 것도 있다. 성분을 따져보기 어려운 이들을 위해 요즘엔 전문가 과정을 거친 반려동물 전용 아로마 제품이 판매되기도 한다. 물론 사람마다 예민하게 반응하는 성분이 다르듯, 특정 성분이 모든 고양이에게 똑같이 치명적인 것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 고양이에게는 어떤지 실제로 적용해보고 판단하려는 반려인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놈의 호기심이 문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