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가 2013년 1월 22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답변도중 곤혹스런 표정을 짓고 있다.
남소연
'이동흡라빈스 31', '이돈흡', '흡사마'이동흡 전 헌법재판관을 따라다니는 꼬리표다. 아이스크림 프랜차이즈에 빗댄 '이동흡라빈스 31'은 그만큼 비리 의혹이 많다는 뜻이고, '이돈흡', '흡사마'는 돈을 빨아들인다는 뜻이다.
이동흡 전 재판관은 지난 2013년 1월 21~22일 헌법재판소장 후보자로 인사청문회에 섰다. 특정업무경비 유용을 비롯한 각종 의혹이 터져 나오면서, 그는 전 국민적인 조롱의 대상이 됐다.
그랬던 그가 4년 만에 뉴스에 이름이 올렸다. 13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심판 대통령 대리인단에 선임된 탓이다. 박 대통령 쪽은 헌법재판관 출신인 그의 영향력을 믿고 있겠지만, '흡사마'의 추억은 꽤나 강력하다. 당시 국가 의전 서열 4위인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가 최소한의 윤리의식도 갖추지 못했음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특정업무경비 유용] "횡령했다면 사퇴하겠다"이동흡 전 재판관은 2006~2012년 헌법재판관으로 일하면서 재판활동 지원비 명목으로 매달 300만~500만 원의 특정업무경비를 받았다. 6년 동안 받은 돈은 모두 3억2000만 원에 달한다.
이 돈은 사용내역 증빙자료를 제출해야 하는 공금이지만, 이동흡 전 재판관은 이를 개인 쌈짓돈처럼 사용했다. 개인계좌에 넣고 신용카드 결제대금, 보험료, 자녀 유학비, 경조사비 등으로 사용했다. 심지어는 단기성 금융투자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 계좌에 넣기도 했다.
그는 "(특수업무경비를) 횡령했다면 사퇴하겠다"고 말했다. 결국 그는 낙마했다.
[부부 동반 해외 출장] "수행하는 비서관 역할로 데려갔다"
이동흡 전 재판관은 9번의 해외출장 가운데 5차례를 아내와 함께 갔다. 이를 두고 "수행하는 비서관 역할로 데려갔다"라고 말해, 질타를 받았다. 아내의 숙박비 등이 출장 경비에서 나간 것 아니냐는 질의가 이어지자, "(다른 재판관들도) 100% 그렇게 한다. 양해해 달라. 사과드린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