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이] 바나나의 반전, 열매 따는 일에 있을 줄이야

등록 2017.03.13 15:53수정 2017.03.13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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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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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먹기로 치면 세상에서 바나나처럼 쉬운 과일이 또 있을까? 적당한 크기, 벗기기 쉬운 껍질로 인해 정말 먹기 깔끔한 것이 바나나다. 어린이는 물론 어른들까지도 모두 좋아하는 이유 한 부분이 이 먹기 쉽기 때문임을 누가 쉽게 부정하랴.


그런데 '세상에 거저 되는 것 없다'더니 바나나가 한수 거들고 나선다. 그 먹기 쉬운 바나나가 나무에서 따기란 이리 만만찮을 줄이야. 문제는 따고서야 알게 된 무려 40kg의 무게였다. 그러니까 사람이 대부분 알고 있는 바나나 한 송이는 본래의 송이에서 뗀 아주 일부분에 불과한 것이다.

텃밭의 바나나는 심은 지 오래지 않아 부쩍 자랐다. 어느 사이 열매가 달리더니 참 탐스럽게 컸다. 그러니까 심은 다음 열매가 달려 익기까지 채 일 년도 되지 않았다. 익기를 기다리며 쳐다볼 때마다 그 뿌듯한 그 심정 키워보지 않은 사람 누가 알겠는가. 기다리던 수확의 순간이 다가왔다. 집안 도우미들이 나섰다. 간단히 잘라올 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다. 사다리와 밧줄을 준비한다.

담장 위로 올라가 거치적거리는 잎을 쳐내더니 바나나 송이 끝을 바나나 나무에 묶는다. 그리고 송이 윗부분은 밧줄로 묶어 지지대에 걸친 다음 밧줄을 당겨 다시 다른 나무에 묶는다. 안전하게 바나나를 딸 채비가 끝나자 다시 사다리를 타고 오른다. 정글 칼로 바나나 열매가 달린 줄기 윗부분을 툭 친다. 휘청~ 줄기가 부러지며 40kg의 바나나 송이가 눈높이로 내려온다. 바나나 송이를 온전히 보존하기 위해 줄기에서 떼 내는 것도 옮기는 것도 조심 조심이다.

보드랍고 달콤한 맛이 그만인 바나나, 칼슘, 카로틴, 비타민 A 등 영양분도 풍부한 바나나, 지구 상의 과일 중 단연 소비 1위가 될 조건을 다 갖춘 바나나, 소비 1위를 걱정하지 않아도 될 만큼 번식력 강하고 생산성 좋은 바나나, 아! 바나나의 반전이 열매를 따는 일에 있을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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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예가. 2015년 5월 인사동에서 산을 주재로 개인전을 열고 17번째 책 <山情無限> 발간. 2016, 대한민국서예대전 심사위원장 역임. 현재 자카르타 남쪽 보고르 산마을에 작은 서원을 일구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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