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귀향 나고야 상영회영화 상영장 입구. '상영에 방해를 하는 분은 퇴장시킵니다'라는 문구가 우익들의 방해를 의식하는 행사 측의 마음을 엿보게 한다.
이두희
이번 상영회는 나고야에 있는 재일동포와 시민단체에서 활동하는 일본인들이 중심이 되어 준비됐다.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나고야에서도 우익들의 방해가 예상되어 인터넷을 비롯한 공개적인 홍보 방법을 사용하지 않았다. 상영회에 실행위원으로 참여한 한 사람 한 사람이 주변 사람들에게 개인적으로 알려 관객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준비되었다.
실행위원으로 함께 준비에 참여한재일동포 2세 박미순(64)씨는 "이 영화에는 할머니들의 마음이 담겨있다고 생각한다. 영화 상영 중에 밖에서 소란을 피우거나 확성기로 크게 떠든다거나 하는 등의 방해를 받고 싶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참가자들도 차분한 분위기에서 할머니들의 작은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수 있도록 하고 싶은 마음에서 비공개로 홍보 활동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 이후 일본의 정치권과 많은 언론이, 한국에서 정권이 바뀌어도 이른바 '한일 위안부 합의'를 지켜야 할 것을 주장한다. 여론도 그에 동조하는 것이 일본 사회에서 위안부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이다. 그런 상황에서 비공개로까지 <귀향>을 상영하는 의미는 무엇일까? 앞서 박미순씨는 "지금까지 오랫동안 어떤 노력을 해도 전혀 달라지지 않는 일본 정부에 태도에 분노를 느끼고, 그렇기 때문에 더욱 그 당사자의 하나인 일본인들이 직접 이 영화를 봐야 한다. 그럼으로써 역사의 진실과 마주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박씨는 이번 기회에 만들어진네트워크가 더욱 큰 운동으로 확대해 나갔으면 좋겠다는 기대를 전했다.
2회에 걸쳐 진행된 상영회의 중간에는 <귀향>을 연출한 조정래 감독의 영상 메시지와 츨연 배우들의 무대 인사 그리고 나고야 시내에서 어린 학생들의 전통무용 교실 '무희'의 공연이 있었다. 애초 상영회에 직접 참석해 관객들과의 대화를 가질 예정이었던 조감독은 일정 변경으로 참석하지 못하게 됐다. 대신 보낸 영상 메세지를 통해 예산 문제로 영화제작에 어려움에 처해 있을 때 국내 뿐만 아니라 일본을 비롯한 해외의 동포들의 도움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또한 "특히 <귀향>은 정무성을 비롯한 재일동포들이 악역을 마다하지 않고 출연해줘서 영화의 리얼리티를 살리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고 감사의 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