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외독서(2)(Ektar100)여정이 바쁘지 않으면 야외에서 독서를 잠깐이라도 즐기는 편이다. 실내에서의 독서와는 색다른 느낌을 준다. 동행인이 담아준 사진.
안사을
원래 계획은 야영장에서 하룻밤을 호젓하게 보내고 근처의 풍경들을 내키는 대로 담아올 예정이었다. 그래서 위 사진처럼 야영장에서 느긋하게 오전 시간을 만끽했던 것이다. 특히 언제부터인가 대기가 좋지 않아 사진을 찍으려고 마음 먹고 나갔다가 속만 상하고 돌아올 때가 많았기 때문에 출사에 큰 뜻을 갖지 않고 나가는 경우가 점점 늘게 되었다.
하지만 섬진강과 그 주변의 수많은 녹색들이 나의 눈과 발, 그리고 셔터 위에 얹은 손가락을 자꾸만 잡아 채어 어느새 섬진강을 따라 순창에서 곡성으로, 보성강을 따라 곡성 읍내에서 석곡, 죽곡까지 다다르게 되었다. 간밤의 야영 짐들을 대충 자가용 뒷좌석에 포개어 놓은 채로 좋은 풍경이 보일 때마다 안전한 곳에 차를 놓고 사진을 찍는 행위를 스무 번 정도는 반복했으니, '차를 달렸다'라는 표현보다는 '차로 걸었다'라는 표현이 더 어울렸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