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대회에 난입한 오토바이, 박수 받았다

[현장] 최저임금 1만 원 실현을 위한 걷기대회 '만원:런'

등록 2017.06.17 19:04수정 2017.06.17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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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17일 오후 ‘최저임금 1만 원 실현 6. 17 걷기대회 - 만원:런’이 열린 합정역 인근에서 한 맥도날도 배달 노동자가 걷기대회 대열에 참가했다.

17일 오후 ‘최저임금 1만 원 실현 6. 17 걷기대회 - 만원:런’이 열린 합정역 인근에서 한 맥도날도 배달 노동자가 걷기대회 대열에 참가했다. ⓒ 선대식


a  17일 오후 ‘최저임금 1만 원 실현 6. 17 걷기대회 - 만원:런’이 열린 합정역 인근에서 한 맥도날도 배달 노동자가 걷기대회 대열을 향해 박수를 보내고 있다.

17일 오후 ‘최저임금 1만 원 실현 6. 17 걷기대회 - 만원:런’이 열린 합정역 인근에서 한 맥도날도 배달 노동자가 걷기대회 대열을 향해 박수를 보내고 있다. ⓒ 선대식


걷기 대회에 갑자기 오토바이 한 대가 난입했다. 맥도날드 배달 아르바이트 노동자였다. 조금 전, 걷기대회에 참가한 이들을 멀찍이 지켜보며 박수를 쳤던 그였다.

사람들은 오토바이에 놀라지 않았다. 오히려 그를 반갑게 맞았다. 그는 잠시 대열 속에서 걷기 대회를 지지하는 뜻으로 경적을 몇 차례 울리더니, 이내 배달을 위해 사라졌다. 그는 사람들에게 한 마디 말을 남겼다.

"파이팅!"

a  17일 오후 ‘최저임금 1만 원 실현 6. 17 걷기대회 - 만원:런’에 참가한 시민과 노동자들이 함께 걷고 있다.

17일 오후 ‘최저임금 1만 원 실현 6. 17 걷기대회 - 만원:런’에 참가한 시민과 노동자들이 함께 걷고 있다. ⓒ 선대식


a  17일 오후 ‘최저임금 1만 원 실현 6. 17 걷기대회 - 만원:런’ 사전행사가 열린 서울 홍대입구역 인근 경의선 숲길공원에서 참가자들이 최저임금 1만 원을 요구하는 팻말을 들고 있다.

17일 오후 ‘최저임금 1만 원 실현 6. 17 걷기대회 - 만원:런’ 사전행사가 열린 서울 홍대입구역 인근 경의선 숲길공원에서 참가자들이 최저임금 1만 원을 요구하는 팻말을 들고 있다. ⓒ 선대식


17일 오후 서울 홍대입구역 인근 경의선 숲길공원에서 여의도 한강공원까지 '최저임금 1만 원 실현 6.17 걷기대회'가 열렸다. 서울에 폭염주의보가 내려질 정도로 더운 날씨였지만, 1000여 명이 참가했다.

이들은 '최저임금 1만 원', '비정규직 철폐' 등의 팻말을 앞세우고 걸었다. 방송차에 탄 사회자가 "최저임금 1만 원"이라고 외치면, 참가자들이 "지금 당장"이라고 호응했다.

이날 걷기대회에는 아르바이트생들에게 시급 1만 원을 주고 있는 '고깃집 사장님'도 나왔다. 도승환(32)씨는 홍대입구역에서 가게가 있는 합정역까지 1시간여를 걸었다.

그는 이날 새벽 5시 30분까지 가게를 운영하고는 집에서 잠깐 눈을 붙인 뒤 걷기대회에 나왔다. 피곤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괜찮다"라는 답이 돌아왔다.


"열정적인 직원을 뽑기 위해 직원의 시급을 조금 높게 해줄까 생각했다. 시급 1만 원은 상징성이 있고, (1만 원을 받으면) 내가 대접 받는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다. 어떤 회사가 월급을 많이 주는 것은 적게 주는 회사보다 더 좋은 직원을 뽑기 위한 것 아닌가."

그는 시급 1만 원 결정이 쉽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자영업을 하면서 현실적인 문제를 느꼈다. 높은 수수료율이나 창업할 때 든 비용이 큰 부담이다. 더 열심히 해야 할 것 같다. 지금 일하고 있는 사람들이 제 동업자로서 함께 (가게를) 키워나갔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국가적인 지원이 있었으면 좋겠고, 유통이 잘 되고 활성화되는 대한민국이 되기를 기대한다."

a  17일 오후 ‘최저임금 1만 원 실현 6. 17 걷기대회 - 만원:런’이 열린 합정역 인근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도승환(31)씨가 함께 걷고 있다. 그는 아르바이트생에게 시급 1만 원을 주고 있다.

17일 오후 ‘최저임금 1만 원 실현 6. 17 걷기대회 - 만원:런’이 열린 합정역 인근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도승환(31)씨가 함께 걷고 있다. 그는 아르바이트생에게 시급 1만 원을 주고 있다. ⓒ 선대식


고등학생도 함께 걸었다. 고등학교 2학년생 장수성군은 "지금 당장 최저임금을 1만 원으로 올려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수많은 노동자들이 최저임금을 받으며 인간다운 생활을 누리지 못한다고 들었다. 돈이 없어 밥도 먹지 못하고, 몸이 아파도 혼자서 끙끙대야 하는 비극적인 현실을 개선하자는데 왜 몇 년씩 기다려야 하느냐"라고 전했다.

한편, 최저임금위원회에서 내년도 최저임금을 논의하고 있다. 노동자들은 당장 최저임금을 1만 원으로 올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재계는 최저임금 인상 자체를 꺼리고 있다.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해야 하는 법정시한은 29일이다.

올해 최저임금은 6470원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최저임금을 2020년까지 1만 원으로 올리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공약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매년 평균 15.7%씩 올려야 한다. 올해 최저임금은 지난해보다 7.3% 오른 것이다.
#최저임금 1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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