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팔트 위 계란 프라이... '대프리카'의 이색 여름나기

도심 곳곳에 쿨링로드 시스템 설치... 횡단보도에는 그늘막 텐트

등록 2017.07.22 16:51수정 2017.07.22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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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시 중구 반월당 현대백화점 건물에 '대프리카'란 글과 함께 계란 프라이 조형물이 설치되어 있다.
대구시 중구 반월당 현대백화점 건물에 '대프리카'란 글과 함께 계란 프라이 조형물이 설치되어 있다.조정훈

 대구시 중구 반월동 현대백화점 앞에 설치된 계란 프라이 앞에서 한 시민이 사진을 찍고 있다.
대구시 중구 반월동 현대백화점 앞에 설치된 계란 프라이 앞에서 한 시민이 사진을 찍고 있다.조정훈

늦은 장마로 중부지방에 집중호우가 쏟아지면서 수재민이 발생하는 등 고통을 겪고 있지만 대프리카(대구+아프리카)로 불리는 대구는 연일 무더위와 열대야로 힘든 날들을 보내고 있다. 대구 시민들은 무더위를 어떻게 극복할까?

연일 35℃를 넘나드는 무더위가 계속되는 가운데 대구시 중구 반월당 현대백화점 앞에는 '대프리카(daefrica)'라고 표기된 계란프라이와 폭염에 녹아내린 붉은색 라바콘 조형물 등이 실제 모습과 흡사하게 설치돼 시민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조형물을 설치한 현대백화점 대구점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뜨거운 도시 대구! 매년 여름 대한민국의 최고 기온을 기록하는 대구의 무더위가 재미있는 새로운 별명 '대프리카(Daefrica)'를 얻었다"면서 "대프리카 더위의 상징 '대형 계란 프라이'와 녹아내린 '대형 라바콘'을 대한민국 최초로 선보인다"고 설치이유를 밝혔다.

 대프리카 대구에 있는 계란프라이 모형의 조형물 앞에 '잘생기고 예쁜 사람들은 더 덥다는 연구결과가 있다'는 내용의 글이 붙어 있다.
대프리카 대구에 있는 계란프라이 모형의 조형물 앞에 '잘생기고 예쁜 사람들은 더 덥다는 연구결과가 있다'는 내용의 글이 붙어 있다.조정훈

조형물 앞에는 "잘생기고 예쁜 사람들은 더 덥다는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1942년 8월, 대한민국 최고 기온 40℃라 쓰고 '대구의 자부심'이라 읽는다" 등의 글도 써놓아 지나가는 시민들의 눈길을 붙잡는다.

대형 계란 프라이와 라바콘 모형물을 본 시민들은 재미있다는 표정을 지으며 앉아보기도 하고 연인과 함께 사진을 찍기도 한다. 이곳에 조형물이 설치됐다는 소문이 나면서 일부러 찾는 손님도 있다고 한다.

 대구시 중구 2.28기념공원에 설치되어 있는 쿨링포그 시스템.
대구시 중구 2.28기념공원에 설치되어 있는 쿨링포그 시스템.조정훈

 대구시 중구 2.28기념공원에 설치되어 있는 쿨링포그 시스템.
대구시 중구 2.28기념공원에 설치되어 있는 쿨링포그 시스템.조정훈

대구시 중구 2.28기념공원과 국채보상공원. 김광석길 등 10곳에는 '쿨링포그(Cooling Fog) 시스템'이 설치되어 있다. 쿨링포그 시스템은 옥외나 실내 공간을 간단하게 냉방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미세 물분자 기화를 이용해 주위의 온도를 3℃~5℃ 정도 낮추는 효과가 있다.

대구시는 수돗물을 사용해 안개 분사하기 때문에 안전하고, 옷이나 피부에도  젖지 않는다며 신개념의 폭염 무더위 쉼터라고 소개하고 있다.


쿨링포그 시스템은 매년 6월부터 8월 말까지 운영하며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30분 가동하고 10분 정지한다. 또 온도가 23℃ 이상이고 습도가 80% 이하일 때 가동하며 기상변화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영한다.

시민들은 공원을 걸으며 쿨링포그를 지날 때면 얼굴을 가까이 갖다 대거나 손을 들어보기도 한다. 잠시나마 시원해 공원을 지나는 시민들에게 유용한 시설이라고 할 수 있다.


  대구 달구벌대로에 설치되어 있는 클린로드 시스템.
대구 달구벌대로에 설치되어 있는 클린로드 시스템. 조정훈

  대구 달구벌대로에 설치되어 있는 클린로드 시스템에서 물이 분사되고 있다.
대구 달구벌대로에 설치되어 있는 클린로드 시스템에서 물이 분사되고 있다. 조정훈

대구의 동서를 관통하는 달구벌대로에는 클린로드 시스템이 설치되어 있다. 만촌네거리에서 계명대역(약 9.1km) 구간에는 아스팔트 바닥에 물을 뿌려 도심의 온도를 낮추기 위해 지난 2011년부터 지하수를 이용한 클린로드를 설치했다.

클린로드는 하루 3차례 가동하고 폭염특보가 발령되면 4차례 가동한다. 물이 뿜어져 나오면 순식간에 도로가 물에 젖어 소나기가 내린 것처럼 시원하게 느껴진다. 또 물이 도로에 뿌려지면서 온도가 2~3℃ 정도 내려가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대구시는 또 횡단보도를 건너려고 신호를 기다리는 시민들을 위해 도심 주요 교차로 16곳에 그늘막 텐트를 설치하고 폭염특보가 발효되면 냉동 탑차를 이용해 병에 담은 시원한 수돗물을 무료로 나눠준다.

 대구시 중구 2.28기념공원에 설치된 분수대에서 시원하게 물이 뿜어져 나오고 있다.
대구시 중구 2.28기념공원에 설치된 분수대에서 시원하게 물이 뿜어져 나오고 있다.조정훈

김아무개(36)씨는 "아이와 함께 오랜만에 도심 공원에 나왔는데 수증기가 뿜어져나오는 것을 보고 신기했다"면서 "대프리카라고 소문난 도시답게 여름을 나는 기발한 아이디어들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권영진 대구시장은 오는 24일 그늘막 쉼터가 설치된 북구 복현오거리를 찾아 운영상황을 점검하는 등 폭염 대응 현장을 직접 살피고 시민들의 안전한 여름나기를 위한 대응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대프리카 #대구 무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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