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배원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연장근무를 멈춰라"

[현장] 우정노조 당진지부, 집회 열고 '집배원 과로사' 언급하며 인원 충원 등 요구

등록 2017.08.10 09:39수정 2017.08.10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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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우정노조집회 최효진

우정노조집회 최효진 ⓒ 최효진


최근 계속되는 집배원들의 과로사와 분신 등을 야기하고 있는 열악한 노동여건에 대해 우체국 노동자들이 조직적으로 저항하고 있다. 우체국 노동자들이 지난 9일 노조지부 설립 후 최초로 단독 옥외집회를 개최한 가운데 앞으로 25일까지 지속적으로 투쟁을 결의하고 나섰다.

한국노총 산하 전국우정노동조합 충청지방본부 당진우체국지부(지부장 송상진, 아래 당진우정노조)의 설립 최초 옥외 집회는 당진우체국 앞에서 오후 7시에 열렸다.

이들은 집회를 통해 ▲ 집배원 부족인력 3600명 증원 ▲ 대체 인력 즉각 충원 ▲ 비정규직, 상시계약집배원·택배원 전원 공무원화 ▲ 근로기준법 제 59조 특례조항에서 통신업(우편업) 제외 ▲ (불합리한 업무과중의 주요인) 소요인력산출시스템 및 집배부하량시스템 폐지 등을 주장했다.

이날 집회에서 송상진 지부장은 개회사를 통해 "우정사업본부는 18년 연속 고객만족도 조사 1위를 차지했다. 이는 밤낮으로 죽을 고생을 한 조합원 동지들의 희생 때문이었다. 최근 5년간 집배원이 70여 명이 과로와 분신 등으로 사망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달 평균 60여 시간을 더 일하면서도 정당한 노동의 대가조차도 제대로 받지도 못하고 있는 것이 우정 노동자들의 현실이다"라고 주장했다.

"허리디스크에 시달리고 연가·병가도 제대로 쓰기 힘든 현실"

a 송상진 우정노조 당진우체국지부장 최효진

송상진 우정노조 당진우체국지부장 최효진 ⓒ 최효진


이 날 집회에 참가한 송악의 최덕환씨는 집배원의 업무 현실에 대해 "집배원 일을 시작한 지 12년이다. 공식적인 출근시간은 8시다. 보통 오전 7시 전후에 출근하고 일간지를 순번으로 맡는 날에는 오전 5시 30분까지는 출근해야 한다. 그리고 퇴근은 일상적으로 오후 8시, 9시나 되어야 할 수 있다. 특히 인원은 적고 물량이 많은 곳은 오후 10시까지 일하는 것도 다반사다"라고 말했다.

최씨는 "지난해 9월부터 토요근무가 다시 부활하면서 업무는 더욱 과중되었고 우정사업본부는 부족한 인력을 제대로 충원하지 않고 있다. 송악의 경우에도 인구가 늘어남에 따라 업무량도 상당히 늘었는데 지난 5년간 인원이 보충되지 않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송상진 지부장은 "현재 37명의 집배원이 근무하고 있는 당진우체국의 경우 올해 충원 인력이 2명뿐이다. 배달점이 급격하게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인원 충원이 늦어져 업무 부하량이 상당하다. 이 결과로 기존 집배원들은 각종 질병(허리 디스크 등)에 노출되어 있음에도 병가는커녕 연가조차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국우정노동조합에 따르면 작년부터 올까지 집배원 중 교통사고, 뇌출혈, 분신 등으로 인해 11명이 사망했다. 올 2월에는 당진 인근인 아산 영인의 한 집배원이 자택에서 과로로 사망해 산재 인정을 받은 바 있다.


a 우정노조 당진우체국지부 최효진

우정노조 당진우체국지부 최효진 ⓒ 최효진


우정노조는 업무 과중 문제뿐만이 아니라 우정사업본부의 비정규직 문제 역시 문제를 삼고 있다. 우정사업본부는 8156명의 비정규직이 근무하고 있으며 이는 19.4%에 달하는 점유비를 나타내는 것으로 국가기관 중 가장 높은 수치 중 하나다. 또한 상시계약집배원과 우체국택배원의 경우 동일한 사업장에서 동일업무를 수행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급여와 처우 문제 등 차별적 요소가 많다는 것이 노조의 주장이다. 우정본부 비정규직들은 정규직 대비 85.4%(정규직 중 9급 1호봉과 비교시)의 급여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공공기관임에도 불구하고 과중한 업무로 연이은 사망자와 높은 비정규직 비율로 인해 불안정한 직장을 양산하고 있는 우정본부에 대해 노조는 조직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앞으로 25일까지를 집중 투쟁기간으로 선포하고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에 당진우체국 앞에서 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덧붙이는 글 당진신문에도 송고한 기사입니다.
#당진우체국 #우정노조 #집배원과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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