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받거나 슬플 때 먹지 말아야 할 이유

<더 커넥션> 뇌와 장의 은밀한 대화를 읽고

등록 2017.08.28 10:53수정 2017.08.28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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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게는 두 개의 뇌가 있다고 한다. 하나는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뇌이고 또 하나는 작은 뇌라고 불리는 장의 뇌와 유사한 기능을 말한다. 더 놀라운 것은 두 개의 뇌를 움직이는 숨은 병기가 있다는 사실이다. 뇌와 장에 신호를 보내는 신경전달 물질은 바로 장내 서식하는 미생물군이라고 한다.

뇌와 장의 은밀한 대화를 주도하는 미생물군에 의해 인간은 몸과 마음 정서까지 영향을 받는다니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두통이나 복통을 일으키거나, 긴장하면 신진대사에 이상이 오는 것은 꾀병이 아니었던 셈이다.


a <더 커넥션> 뇌와 장의 은밀한 대화

<더 커넥션> 뇌와 장의 은밀한 대화 ⓒ 브레인월드

40년간 뇌와 장의 상호작용에 초점을 맞춰 뇌와 몸의 상호작용을 연구해 온 의학박사 에머런 메이어(Emeran Mayer)는 <더 커넥션>(The Mind –Gut CONNECTION, 브레인월드)에서 장 속 미생물들이 어떻게 뇌와 장의 소통에 관여하면서 인간의 신체와 감정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인간의 몸과 마음을 지배하고 특정 징후를 일으키는 것은 유전자로부터 물려받은 것, 3살 이전에 완성되는 식습관, 모유 수유를 하는 어머니의 감정 상태와 가정환경에 의한 다양한 감정적 경험과 스트레스 등이다.

저자는 다양한 임상적 경험을 통해, 특정 음식에 대한 거부 반응, 특정 환경이 일으키는 신체적 고통 등을 설명한다. 예를 들면 단 음식을 먹으면 스트레스로 인한 고통이 이완되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사람들은 단 것을 습관적으로 섭취해 비만이 되기 쉽다고 한다. 장내 신경전달 물질인 미생물군이 작동해 단 것을 섭취하도록 뇌를 자극하고 그 기억이 쌓여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자기도 모르게 단 음식을 먹는 습관이 생기기 때문이다.

인간이 모태로부터 받은 생애 초기의 적합한 환경은 항생제, 스트레스, 감염, 잘못된 식습관 등의 영향으로 교란 받는다. 뇌와 장, 장내 미생물군이 교란에 가장 취약한 시기는 임신부터 출산 전후기와 유아기까지라고 한다.

특히 생애 초기인 출생 전부터 출생 후 세 살까지는 장내 미생물 군을 구축하는데 매우 중요한 시기이고 이 시기 구축된 장내 미생물군은 평생 영향력을 발휘한다고 한다. 과학적 근거를 몰랐어도 태교를 위해 음식을 가려먹고 최상의 환경을 만들고 스트레스를 줄였던 우리 선조들의 지혜가 돋보이는 부분이다.


또 인간이 느낌과 함께 받아들였던 감정의 순간순간은 우리의 뇌 속에 차곡차곡 저장되어 '나만의 검색 엔진을 구축 한다'고 한다. 각자 구축한 검색엔진은 어떤 상황이 발생하면 즉시 작동해 특정한 행동이나 반응을 결정하게 만든다. 게다가 사실 대부분 중요한 결정은 이성적 판단을 근거로 할 것 같지만 의외로 직관에 의해 중대한 결정을 하는 경우가 많다니 놀랍다.

인간은 누구나 고통스러운 경험을 반복하지 않고 심리적 부담이 덜한 선택을 하고 싶어 하기 때문이란다. 직관은 여성이 남성에 비해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저자는 여성의 직관이 뛰어난 이유를 여성의 월경, 임신, 출산에 의한 고통의 기억이 크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환자를 만나다 보면 남성보다 여성이 직감에 훨씬 더 예민하게 반응하고, 직관적인 결정을 내리는데 더 능숙하다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감정을 처리하는 과정과 만성통증 유병률의 성별에 따른 차이점에 관한 관심이 점점 커졌고, 미국국립보건원에서 연구자금을 지원해서 고통스럽고 감정적인 자극에 대한 뇌 반응의 성별에 따른 차이점이 연구되었다.

우리 연구팀과 다른 연구팀의 결과를 보면 여성은 복통과 같은 신체 감각이나 슬픔, 공포와 같은 정서적 감정에 대한 뇌의 현저성이나 감정적 각성체계가 남성에 비해 훨씬 더 민감했다. 이러한 차이점은 여성이 월경, 임신, 출산처럼 신체적으로 고통스럽거나 불편한 상태의 기억을 더 많이 보관하고 있다는 사실에서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고통스러울 것 같은 경험이 예상될 때 여성의 뇌는 남성보다 더 큰 규모의 신체표지 도서관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접속할 정보가 더 많고 현저성 체계 역시 고통스러운 기억 덕분에 남성보다 더 많은 입력값을 가진다.' -217쪽

저자에 따르면 건강하고 행복한 인생을 위한 가장 단순한 방법은 인간의 경험, 의사결정, 사회화 과정, 음식 섭취량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뇌와 장의 대화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라고 한다.

뇌와 장의 소통과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장내 미생물군 생태계에 교란이 오면 우울증. 불안, 자폐증, 파킨슨병, 알츠하이머와 같은 뇌질환을 불러온다니 뇌와 장의 대화에 귀를 열고 장의 속삭임에 귀를 기울이자. 끝으로 저자가 소개하는 최적의 장내 미생물 생태계를 위한 생활 속 실천 노하우를 소개한다.

-장내 미생물군을 자연스럽게, 유기농으로 키우는 법을 실천하라... 장내 미생물군을 농장이라 생각하고 다양성, 안정성, 건강을 최적화할 비 가공 자연산 물질을 선택하라.

-식단에서 동물성 지방을 빼라... 장내 미생물군이 뇌로 보내는 신호가 식이지방의 유도로 바뀌면 인간 신경계의 기능과 구조가 모두 바뀔 수 있다.

-대량생산된 식품과 가공식품을 피하고 유기농 식품을 늘려라... 마트의 식품성분표를 주의 깊게 읽어 성분을 확인하는 것을 습관화 하라.

-발효식품과 프로바이오틱스를 먹어라... 프로바이오틱스가 풍부한 발효 유제품을 꾸준히 섭취해 장내 미생물군의 대사산물 패턴을 정상화 하라.

-태아기의 영양과 스트레스를 관리하라... 임신 출산, 수유 시기 어머니의 장내 미생물군은 태아의 뇌 발달에 영향을 미치는 대사산물을 생산하고 영향을 미침을 명심하라.

- 적게 먹어라... 몸의 대사에 필요한 만큼만 먹어라. 특히 포장 식품의 권장량에 주의를 기울여라.

-단식으로 장내 미생물군을 굶주리게 하라... 단식은 뇌와 장의 의사소통에 필수요소인 장내 감각기전도 다수 초기화한다. 호르몬에 대한 민감도, 시상하부 민감도 설정을 정상화시킬 수 있을지 모른다.

-스트레스를 받거나 분노하거나 슬플 때는 먹지 말라... 부정적인 마음 상태가 장내 미생물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입력되어 반복 재생된다.
덧붙이는 글 더 커넥션/ 에이런 메이어 지음. 김보은 옮김/ 브레인월드/19,000

더 커넥션 - 뇌와 장의 은밀한 대화

에머런 메이어 지음, 김보은 옮김,
브레인월드, 2017


#미생물 #작은 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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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잘살면 무슨 재민교’ 비정규직 없고 차별없는 세상을 꿈꾸는 장애인 노동자입니다. <인생학교> 를 통해 전환기 인생에 희망을. 꽃피우고 싶습니다. 옮긴 책<오프의 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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