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MBC 전 구성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김현주
- 영화 <공범자들>을 보면 세월호, 촛불정국 당시 MBC 기자들이 시민들에 의해 '기레기'라 불리며 자괴감을 느낀 장면이 나오는데, 지역에서는 어땠는지? "지역방송사는 서울에 비해 정치적 사안에 제약과 간섭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방송의 질이 후퇴하면서 겪는 극도의 자기비하, 모멸감은 덜한 편이고, 시민들도 미디어비평에 대한 예민도가 떨어지기도 하다. 오히려 목포MBC 기자들은 세월호 취재 등에서 소신있는 활동으로 인정을 받기도 했다."
"지역 자율권 보장되는 지역공영방송 자리잡아야"- 지역 MBC가 공영방송으로 자리잡는다는 것은 무엇인가?"첫째로 서울과 지역의 관계에서 지역의 주체성이 확보되어야 한다. 그 핵심에 낙하산 철폐가 있다. 지역 자체의 사장 선임 구조를 가지고 지역을 잘 아는 전문가, 방송환경을 잘 아는 전문가를 중심으로 지역 차원에서 사장을 선임하고 그런 MBC가 지역을 대변해야 한다.
두 번째로 수도권 중심의 시각에서 벗어나 지역의 목소리와 시각을 보여주는 방송이 되어야 한다. 그게 지역 공영방송의 책무라고 생각한다. 최근 몇 년 동안 후배 기자, 아나운서들이 퇴직하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기자로서 소신껏 활동할 수 없는 환경을 참지 못하고 퇴사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회사가 나가게 한 것이다.
또한 신규 인원을 채용하지 않아 아나운서가 기자 역할을 하고 있기도 하다. 이 모든 것이 지역 자율권과 지역공영방송이 사라진 낙하산 사장 하에서 벌어진 일이다."
- 파업에 임하며 지역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이번 파업은 조합원이 1000여 명 이상이고 여론에 많이 알려지고 있는 서울 MBC를 중심으로 하는 총파업 투쟁 뿐만 아니라, 지역 언론의 공영성을 획득하는 의미있는 투쟁이라는 것을 알아줬으면 한다. 여수 MBC 노동조합 차원에서도 시민사회단체를 적극적으로 만나고, 시민들에게도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길을 고민하고 있다.
29일에는 민주노총 여수시지부가 영화 <공범자들> 공동체 상영을 해서 민주노총 조합원들과 만나는 시간을 가졌다. 다양한 방법으로 공영방송 MBC를 국민의 품으로 돌려주기 위해 투쟁해 나갈 생각이다."
"후배들에게 좋은 언론인 선배로 남고 싶어"- 입사한 지 22년차인데 앞으로 어떤 언론인이 되고 싶은지?"1995년 11월에 입사했다. 언론인으로 생활할 수 있는 시간은 10년 정도이다. 앞으로 퇴직할 때까지 현장에서 취재하고 기사쓰며 지역민들과 만나고 싶다. 대단하고 특별하고 멋진 취재보다는 그냥 후배들에게 좋은 선배가 되고 싶다. 지역에서 좋은 언론인 선배를 만나기 힘든 거 같다. 앞으로 10년, 좋은 언론인 선배로 남고 싶다."
2002년 6개월간 기획 취재한 <르포 '섬'>(2002년 한국기자상 수상)이 연재 방송될 때가 가장 보람있었다고 말하는 박광수 지부장은, 이번 MBC 총파업이 승리하여 지역MBC을 통해 좋은 프로그램이 만들어지고 후배 언론인들의 도전을 응원하는 조직 문화가 만들어지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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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자격 낙하산 철폐" 지역 MBC 노조의 절박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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