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오토바이'를 매개로 한 여행자의 글쓰기 <오토바이로, 일본 책방>
조경국 제공
쿠바의 혁명가 체 게바라가 오토바이를 타고 남아메리카 대륙을 여행하면서 인간에 대한 애정과 세계에 관한 신뢰를 자신의 몸 안에 체화시켰다면, 조경국은 자신의 애마 '로시(BMW F650GS TWIN)'와 함께 일본을 종횡하며 책방과 그 책방을 지키는 사람들을 만났다. 그 기록이 꼼꼼하고 친절하다. 저자의 말을 잠시 인용하자.
"이 책에는 지난 2015년 9월부터 10월 사이 약 한 달간 오토바이로 일본을 여행했던 내용을 담았다."하지만, 이 짤막한 문장만으론 '오토바이로, 일본 책방'의 진면목을 설명할 수 없다. 책 속엔 조경국이 삶을 대하는 태도, 책을 향한 그의 가없는 사랑, 일본 각처에 산재한 특별한 서점들에 대한 꼼꼼한 정보, 여기에 어지간한 시인이나 소설가 못지않은 미적인 서술까지가 고스란히 담겼다. 책의 마지막. 조경국이 인용한 아우구스티누스의 문장이 가슴을 친다.
"길 떠나지 않는 이에게 세상은 한 페이지 읽다만 책일 뿐이다."책을 좋아하는 이들에겐 여행을 꿈꾸게 하고, 먼 곳으로의 여행을 꿈꾸는 사람들에겐 책의 소중함을 새삼 깨닫게 해주는 <오토바이로, 일본 책방>이 우리 곁에 방금 도착했다. 읽은 후에 훌쩍 배낭을 꾸리거나, 중고 오토바이 판매점을 기웃거릴 사람이 적지 않을 듯하다.
그리고, 하나 더. 문장만이 아니라 필체도 좋은 조경국은 <필사의 기초>라는 책의 저자이기도 하다. 다들 짐작했겠지만 그가 최고의 영화로 꼽는 것은 <모터사이클 다이어리>. 조경국의 머리맡엔 <죽지 않고 모터사이클 타는 법>이 얌전하게 누워 있다고 한다.
오토바이로, 일본 책방 - 어느 헌책방 라이더의 고난극복 서점순례 버라이어티
조경국 지음,
유유,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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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꽃> <한국문학을 인터뷰하다> <내겐 너무 이쁜 그녀> <처음 흔들렸다> <안철수냐 문재인이냐>(공저) <서라벌 꽃비 내리던 날> <신라 여자> <아름다운 서약 풍류도와 화랑> <천년왕국 신라 서라벌의 보물들>등의 저자. 경북매일 특집기획부장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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