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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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학기 수업을 마무리하고 각자 페미니즘 수업에 대한 평가서를 써서 공유했다. 그 내용이 너무나 감동적이었다. 몇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은 아래와 같았다.
[질문 ①] 1학기를 마치고 난 후 드는 생각들이나 느낀 점은 무엇입니까.A: "페미니즘을 널리 전파하고 싶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페미니즘을 필수로 배웠으면 좋겠다."
B: "멍~하다. 그리고 지금까지의 생각들에 불편한 부분을 발견했다."
C: "변화, 반성을 많이 했고, 외모로 이야기하는 것을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D: "내가 갖고 있는 편견들이 너무나 많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부끄럽네요. 그렇지만 수업안에서 나의 부족함을 깨닫고 인지하게 되어 다행입니다."
E: "페미니즘에 키워드 중 하나가 '해방'인데 왜 그런지 좀 알 것 같다."
F: "불가피할지 모르겠지만 전위적인 느낌이 들었고 성·몸·섹스 등에 비중을 많이 할애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성평등 문제보다는...)"
G: "많이 변했다는 것. 내가 모르는 게 참 많았다는 점!"
[질문 ②] 1학기를 마치고, 변화가 있다면 어떤 것이 있습니까?A: "친구를 만날 때, 가족과 이야기할 때 페미니즘을 빼놓지 않고 말한다. 외모에 대한 평가를 많이 조심하게 되었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B: "엄청난 생각들의 변화, 성에 대해 많이 바뀌고 발전했던 것 같다."
C: "외모 지적을 잘 안 하게 되었고, 성소수자의 인권을 생각해보게 됐고, 엄청난 성들을 알게 됨. 혐오 발언을 안 하게 됨. 자신감이 생김. '섹드립' 안 함."
D: "수요일이 좋아요. 개인의 고민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학교 문화가 바뀌는 것 같아요. 모두의 변화. (개인적으로 더 조심하게 되면서 당당해지기도 했어요! 나의 성정체성 고민)"
E: "페미니즘에 우호적인 생각이 많이 들었고 생활속에 걸리는 부분들이 더 잘 보이는 것 같다."
F: "불평등한 여러 지점을 느낄 수 있었으나 메시지가 강렬하여 마음이 좀 불편했다. 조금 더 냉철하게 페미니즘을 바라봐야겠다고 생각하게 됨."
G: "이성애를 전제로 발언하지 않게 됐다. 성소수자에게 상처를 주는 행위를 자각하려고 노력 중!"
[질문 ③] 수업의 어떤 점이 마음에 들었습니까? A: "정말 유익했다. 여자의 차별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남자가 받는 차별에 대해서도 들을 수 있어서 좋았고, 새로운 것을 주제로 삼았던 게 좋았다."
B: "나를 교정해 주는 느낌이 들었다. 무언가 깨달았다는 생각도 들어 좋았다."
C: "나의 성이 여성이기 때문에 공감이 되는 부분이 많았고, 나도 모르게 받았던 억압들이 자유로워지는 느낌. 큰 위로가 되었다. 사실 모든 게 다 마음에 들었다."
D: "평소에 입 밖으로 꺼내지 않던 단어들이 나오기도 하고 모두 불편·당황했을 테지만 같이 노력하는 느낌이 좋았습니다. 많이 말하고 많이 듣는 게 좋았어요."
E: "페미니즘의 핵심적 메시지를 느낄 수 있었다."
F: "숨기지 않는 과감한 대화? (약간의 부작용은 감수)"
G: "스스로 사랑할 수 있게 되었다. 내 이야기를 편하게 할 수 있고 그것을 이해해주는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는 곳!"
[질문 ④] 아쉬운 점이 있다면 어떻게 개선되면 좋겠습니까? A: "시간이 짧았다. 더 떠들고 싶다."
B: "없다."
C: "시간이 짧게 느껴짐. 남자들이 힘들어 하는 게 보여서 안타까움."
D: "시간이 늘 짧아요. 더해요! 더더!"
E: "좀 더 쟁점이 치열한 문제에 대해 서로 이야기해보고 이해하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
F: "다른 의견을 쉽게 꺼내기 힘든 분위기. (남자라서 더 그럴 수 있음)"
G: "성폭력,성희롱 문제를 나중에 다룬다고 하셨는데 남성들이 있어서? 살짝 불편한 느낌이 있는 건 사실이다."
최근 한 초등학교 교사가 여성주의적 수업을 진행했다는 이유만으로 교육청과 학교에 항의가 빗발쳤다. 교사를 공격하는 이들은 '해당 교사의 구체적인 사상을 조사하고, 교육자로서의 재교육 내지는 교육 자격 박탈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재교육이 필요한 건 페미니스트 교사가 아니라 여성혐오와 성차별이 만연한 사회에서 비판적 시선을 갖추지 못한 이들 아닐까. 여전히 페미니즘 선생님이 필요한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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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들의 몸과 섹슈얼리티를 주제로 운동하는 불꽃페미액션 활동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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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어문화축제' 가르친 페미니스트 선생님, 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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