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삶, 우리 아이들에게 물려주지 않을 것"

만도헬라일렉트로닉스 비정규직 지회 농성 장기화

등록 2017.09.13 15:54수정 2017.09.13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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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속노조 만도헬라일렉트로닉스 비정규직 지회 조합원 200여명이 인천 중부노동청 정문앞 우측이면도로에서 농성에 참여하고 있다. ⓒ이연수 기자
▲ 금속노조 만도헬라일렉트로닉스 비정규직 지회 조합원 200여명이 인천 중부노동청 정문앞 우측이면도로에서 농성에 참여하고 있다. ⓒ이연수 기자인천뉴스

지난 7월 원청업체의 계약해지로 직장을 잃은 만도헬라일렉트로닉스 비정규직노조 조합원들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만도헬라일렉트로닉스 비정규직 지회 노조원 260여명은 지난 8월 29일부터 매주 월요일~금요일(오전 8시~오후 4시) 인천중부노동청 정문앞 우측이면도로에서 만도헬라 노조지회 임단협 쟁취 결의대회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현실적인 교섭진행을 위해 원청업체의 교섭 출석을 촉구했다. 또 원하청 도급 계약 해지에 따른 고용 불안 요소를 제거하고 불법파견 인정 및 정규직 전환과 부당한 인사명령 철회 및 지급 및 부서 원상회복하고 강제적인 장시간 노동 축소 및 인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 원청업체의 도급계약해지 및 하청의 직장폐쇄로 인해 조합원들이 농성에 돌입한 지 3개월이 지나고 있다. 자동차 부품업체인 만도헬라일렉트로닉스는 사내하청업체 두 곳에서 간접고용 형태 생산직 비정규 근로자들을 고용해 공장을 가동해 왔다.

 인천중부노동청  2층 민원실 등에서 농성에 참여하고 있는 비정규 지회 조합원 ⓒ이연수 기자
인천중부노동청 2층 민원실 등에서 농성에 참여하고 있는 비정규 지회 조합원 ⓒ이연수 기자인천뉴스

이들 비정규 근로자들은 2조 2교대로 12시간 주야 맞교대 근무를 하면서 연장근무와 주말특근이 비일비재해지자, 올해 2월 금속노조 만도헬라일렉트로닉스 비정규직지회를 설립하고 교섭을 요구해 왔다.

생산직 비정규 노동자들의 경우, 정규직에 비해 노동시간이 상대적으로 많다. 노동자들은 한 달에 1~2회 밖에 쉴 수 없는 근무환경과 실질적인 임금 인상 없이 상여금 등으로 임금을 맞추는 임금방식 등에 불만을 품어왔고, 특히 욕설 등 비윤리적 처우까지  겪고 있어 이를 개선하기 위해 노조를 조직했다.

그러나 원청업체는 이러한 비정규 노조원들의 요구에 무응답으로 일관했다. 조합원은 파업을 단행하면서 교섭을 촉구했으나 원청은 관리직과 새로 채용한 계약직을 현장에 투입해 대체생산을 했다.


현행 법 제도상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종법(노조법)은 쟁의행위로 중단된 업부를 지속하기 위해 인력을 채용하거나 대체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 조항은 하청업체에만 적용되기 때문에 노조는 비정규직 노조활동을 하면서 이중으로 비정규직의 고통을 겪어내야 하는 형국이 됐다.

사태가 점점 악화되자 원청업체는 하청업체들과 도급계약을 해지했고 하청업체들은 지난 7월 17일 직장폐쇄 조치했다.


앞서 비정규 지회 노조가 설립되기 전에는 정규직 317명 (기획, 인사, 재무, 구매, 정부화, 영업, 연구개발), 평균연령 33세인 비정규직 350명(생산, 품질, 생관)이 근무했다.

배태민 만도헬라 비정규직 지회장은 "현재 남은 조합원은 264명인데, 많게는 5개월가량 급여를 못 받는 상황에서 활동을 하다보니 생활고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거의 대출을 받거나 신용카드를 이용해 생활고를 해결하고 있어 투쟁이 장기화될 수록 답답할 뿐이다"라는 심경을 밝혔다.

어린 두 자녀와 아내를 둔 가장인 한 조합원은 "투쟁에 함께 하기 위해 이번에 3천만원 대출을 받았다"며 "투쟁에 승리하는 것만이 내 아이들에게 아빠로서 보다 좋은 세상을 줄 수 있다는 생각이다"고 확고한 의지를 전했다.

또 다른 조합원은 "새정부의 비정규직 철폐정책에 기대감이 있었고 정치인들과 민주노총 등 시민단체의 많은 응원을 받았지만 이렇게까지 길어질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다"며 "숨통이 터지는 소식이 없어 깜깜한 망망대해에 뗏목을 타고 있는 것만 같다"고 불안감을 호소했다.

한편 만도헬라일렉트로닉스는 지난 2008년 한라그룹 계열사 만도와 독일계 기업 헬라가 각각 50%씩 출자해 설립한 자동차 부품업체다. 자동차 감지센서와 전자제어장치 등 각종 안전 부품을 제작하여 현대·기아차 등에 납품하고 있는 만도헬라일렉트로닉스는 연수구 하모니로 224 경제자유구역내에 위치하고 있다.

또 2014년 당기순이익이 272억원, 2015년 246억원, 2016년 301억으로 경영현황에서도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는 기업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인천뉴스에도 실렸습니다
#만도헬라 #비정규직 #하청업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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