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회관, 의사당 건물 등에 놓여있는 캣집
한정애 의원 인스타그램 갈무리
최근 이 '단톡방'에 올라온 안건은 '추석 연휴 길냥이 밥 차려주기'였다. 하루 한 번 고양이 사료를 밥그릇에 담아 줘야 하는데, 10일에 달하는 긴 연휴 동안 이를 책임질 당직자가 필요했던 것이다.
채리 부국장은 "추석 연휴 때 애들 밥 챙길 당번 정하는 거랑, 여름철 지나고 집이 지저분해졌으니 대청소 하는 것, 요렇게 정해졌다"고 전했다. 의원회관 캣집 관리에 집중하고 있는 박철우 비서관(한정애 의원실)은 당번 정하기가 그리 어렵지 않았다고 했다. 추석 연휴가 끝나면 곧 국감이라 출근하는 집사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회 캣맘·캣대디들이 파악한 의사당 내 길고양이들은 20마리 남짓. 눈에 띄지 않는 아이들이 더 많기 때문에 정확한 수는 알기 힘들다고 했다. 채리 부국장은 "3대가 덕을 쌓아야 고양이를 만날 수 있다"고 농담하기도 했다. 주변 고양이들 사이에 소문이 퍼졌는지 가족들을 데리고 캣집을 찾기도 한단다. 채리 부국장이 '캣집 늘리기'를 적극 주장하는 이유다.
"원래 이틀에 한 번씩 왔는데, 본청 옆 사랑재에 사는 아이들이 급속하게 이용하기 시작해서 하루 한 번 주지 않으면 안 돼요. 한 번은 사료 봉지를 다 뜯어놨더라고. '조금만 더 달라고~ 이 따위로 두고 먹으라는 거야? 그냥 내가 먹을게!'라는 식이죠(웃음)."캣집은 고양이 사이에서만 회자된 게 아니었다. 인적이 드문 새벽, 국회 청소 노동자들이 출근길에 고양이들을 발견하고 집사에게 알려주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했다. 채리 부국장은 "지난 주에 밥을 주러 왔더니 한 청소노동자 분이 노랑 고양이 한 마리가 애기를 데리고 와서 밥을 먹더라고 알려줬다"고 말했다. 동네 캣맘·캣대디들의 응원을 받기도 했다.
"생명을 돌보는 사람들에게 고양이급식소는 큰 자부심이에요. 국회에 급식소가 생겼다는 소식에 (길고양이에게 밥을 준다고 욕먹는) 캣맘·캣대디들이 엄청 으쓱해 했어요. (밥을 준다는 이유로) 해코지하는 일부 사람들에게 '국회에도 길고양이 급식소가 있다'고 말할 수 있게 된 거죠.""동물뉴스 대부분이 흉흉한 소식" '항상 고맙다냥' '동물보호법을 강화해라냥'국회 캣집 한쪽 벽에 붙어있는 귀여운 고양이 스티커. 윤여길 비서관(김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기획한 '캣맘·캣대디 응원' 프로젝트다. 캣부모들의 자체 급식소에 응원 스티커를 붙여 '사기 진작'을 도모하는 것이다. 동네에서 길고양이 급식소를 발견한 이가 '고맙다냥' 페이스북 페이지에 응원스티커를 요청하면, 택배로 서른 장가량 발송해주는 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