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경남본부는 12일 오후 경남도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 5일 한국지엠 창원공장에서 비정규직노조 파괴공작의 용역 투입이 있었다하며 검찰 고발한다고 했다.
윤성효
<관련기사> 한국지엠 하청업체 사장은 왜 '몰카'를 달고 나타났나? (2월 6일자)'할리우드 액션', '우리 쪽으로 왔다', '위(원청)에 뭔가를 보여야 한다.'
이는 12일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 한국지엠(GM)비정규직지회가 공개한 한국지엠 창원공장 하청업체 사장과 관계자들의 녹취록에 담겨 있는 말이다. 비정규직지회가 현장의 충돌 과정에서 확보한 하청업체 사장의 겉옷에 숨겨져 있었던 몰래카메라에 담겨 있었던 대화 내용이다.
한국지엠 창원공장은 지난 1월 2개 하청업체를 계약해지하고 새 업체와 계약했다. 하청업체 소속 비정규직들이 해고가 되면서 노사 갈등이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5일 현장에서 비정규직지회 조합원과 하청업체 사이에 마찰이 빚어졌다. 당시 하청업체는 사무보조요원 4명을 투입했다. 그런데 비정규직지회는 이들 4명을 '용역'으로 보고 있다.
비정규직지회는 사측이 용역을 통해 일부러 시비를 걸어 증거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사장 겉옷에 몰래카메라를 숨겨 촬영하려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원청인 한국지엠은 법원에 해고자들에 대한 출입금지가처분신청을 해놓았다. 법원은 비정규직지회 간부들에 대해서는 출입금지가처분을 인용했고, 조합원에 대해서는 지난 1월 심리를 마쳤지만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고 있다.
이에 비정규직지회는 "(사측이) 폭력을 유발하고 경찰을 출동시켜 근거를 쌓고, 이를 빌미로 법원의 출입금지가처분을 유도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비정규직지회는 "용역들이 미리 준비한 듯 조합원들에게 욕을 하며 시비를 걸고 동영상을 찍으며 자해도 하고, 몸은 문신으로 가득했다"며 "심지어 신규 사장은 겉옷 가운데 구멍을 뚫고 몰래카메라를 숨겨 찍다가 발각되었다"고 했다.
하청업체 사장의 겉옷에 숨겨져 있었던 몰래카메라에는 관계자들끼리 나누는 대화 내용이 녹음되어 있었다. 대화 내용을 들어 본 비정규직지회는 "투입되는 용역이 전과가 있는지 없는지를 확인하고, 다혈질인 조합원을 거론하며 폭력을 유발할 것을 모의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충돌이 벌어지면 '할리우드 액션'을 할 것을 구체적으로 주문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또 이들은 "1월말 폐업을 앞두고 노조를 탈퇴한 조합원이 '우리 쪽으로 왔다'며 웃는 장면에서는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며 "비정규직지회를 깨기 위해 사전 모의를 해 왔다는 것이 확실해졌다"고 했다.
원청 관련성을 지적했다. 이들은 "하청업체 사장은 '위(원청)에 뭔가를 보여야 한다'는 내용의 발언을 하고, 사무보조요원을 투입하는 것을 원청 관리팀에 보고할 것이라는 대화도 담겨 있다"고 했다.
비정규직지회는 이날 오후 창원지방검찰청에 몰래카메라를 비롯해, 녹취록 등 관련 자료를 첨부해 한국지엠 사장과 하청업체 관계자 등 8명을 부당노동행위로 고발했다.
김두현 변호사(금속법률원)은 "몰래카메라 녹취 내용을 들어보면 조직적으로 부당노동행위를 모의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갑을오토텍의 경우 부당노동행위로 회장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철저한 조사가 있어야 할 것"이라 말했다.
한국지엠 창원공장 하청업체 관계자는 "4명은 용역이 아니고 정식으로 채용된 사무보조요원으로, 이력서를 받고 계약을 맺어 채용했다"고 밝혔다.
몰래카메라와 관련해 그는 "채증이 아니라 스스로 신변을 보호하기 위해 가지고 있었다"며 "비정규직지회는 인원이 다수이고 우리는 소수다 보니 충돌이 있으면 보호용으로 필요했다"고 밝혔다. 원청 관련성에 대해 그는 "원청과 협의할 사항은 아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