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용품 수거 업체들이 비닐과 스티로폼 수거를 중단하겠다고 예고한 지난 1일 오전 서울 용산구의 한 아파트 쓰레기수거장에 비닐과 페트병 배출에 대한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이 글의 제목만 봐서는 미투 운동('성폭력 나도 당했다'운동) 이야기인 줄 알겠지만 다른 이야기다.
아주 평범한 직장인을 예로 들어보자. 그는 환경문제와 식생활뿐 아니라 건강이나 교육문제에 대해서도 알 만큼 안다. 당연히 자동차도 함부로 끌고 다니지 않고 장거리는 꼭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한국 사람의 평균 수준은 이 정도는 된다. 평범한 직장인인 그는 하루 평균 10킬로미터 정도 자동차를 몬다. 한 달이면 300킬로. 아주 준수하다. 그런데 말이다. 그 정도 자가운전만으로도 초미세먼지를 한 달에 46킬로그램이나 배출한다면 다들 놀랄 것이다. 이를 정화하자면 소나무 90만 그루가 필요하다. 어느 매체에 실린 사례다.
택배를 받아보면 비닐 완충제가 가득이다. 재활용이 되는 물건 묶던 끈이 사라지고 모두 비닐테이프를 쓴다. 택배로 온 책 한 권 풀어보면 책 부피보다 많은 비닐이 처치 곤란이다. 풀로 붙여도 될 것을 꼭 비닐테이프로 봉투를 붙인다. 가게에서는 장바구니 대신 비닐봉지를 거저 주고 우리는 별생각 없이 받는다. 지금 비닐 쓰레기 대란이 일어난 배경이다.
매일 마스크를 챙기고 일기예보 중 미세먼지 예보를 살피면서 정부 정책에 투덜대는 우리가 되새겨 봐야 할 현실이다. 중국 베이징보다 서울의 미세먼지 농도가 더 높다는 사실을 통해 미세먼지나 대기오염의 국내 요인 비중이 높다는 것에 중국 탓도 머쓱해진다.
집 안의 과도한 조명, 지나친 난방보일러, 함부로 쓰는 전기제품, 흥청망청 쓰는 온수 등은 핵 방사능이나 미세먼지를 대기 중에 흩뿌리는 행위가 된다. 아니, 산업에너지가 문제고 기업 활동에서 발생하는 것이 더 심각한데 이를 외면하고 생활에너지 탓을 하면 되느냐고 하는 사람이 있겠지만 그렇게만 생각해서는 안 될 지경에 이르렀다고 본다.
일상생활 속에서 환경 감수성을 섬세하게 키워내지 않으면 산업 환경, 기업 활동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기 어렵고 사회적 실천으로 연결하지 못할 것이다. 언론을 통해 농사용 비닐이나 비닐봉지, 그리고 소주, 맥주병에 환경 보증금을 지금보다 수십 배 더 붙여서 수거를 의무화하도록 제안했던 적도 있다. 맥주병과 소주병은 보증금이 코딱지만큼 인상되었을 뿐 다른 쪽은 아무 반응이 없다. 나는 작년 초에 농협과 군의원에게 제안서를 동시에 드렸다. 적어도 시골 터미널이나 농협, 면사무소나 복지관 앞에 자전거 보관대(주차장)를 만들자고 말이다.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나는 농협이나 면사무소를 갈 때는 물론이고 버스터미널을 통해 시외로 갈 때마다 자전거를 안전하게 세워두려고 건물 벽에 있는 빗물 통, 가로등 기둥이나 전신주에 자전거를 동여매고 자물쇠를 채운다. 그래서 그런 제안서를 냈던 것이다. 아직도 답변이 없다.
시골에도 이들 기관 앞에는 자동차들로 만원이 된 지 오래되었다. 가까운 거리를 자전거로 다니려 해도 자전거 세울 곳이 없다 보니 자동차 운행은 늘어만 간다. 도시가 문제지 시골이 미세먼지 발생에 책임이 있냐고 할지 모른다. 그런 식으로 생각하다 보니 오늘날 비닐 쓰레기 대란, 미세먼지 경보, 기상이변 경고를 겪는 것이 아니겠는가. 공기는 시골이건 도시건 경계가 없다. 네 탓 내 탓 공방할 만큼 한가한 때가 아니다.
지난달에 환경부 장관과 시민·종교단체 대표로 면담할 기회가 있었다. 그때도 건의했었다. 욕먹을 각오를 하고 환경 보증금을 대폭 인상하자고. 검은 비닐봉지 환경 보증금을 1000원으로 인상한다고 가정해 보자. 소주병과 맥주병의 빈병 보증금이 2000원 한다고 해 보자. 장바구니를 다 들고 다닐 것이고 길거리와 주택가, 농장에 날아다니는 비닐들은 자취를 감출 것이다. 아무리 술에 취해도 빈 병은 챙길 것이다. 당국은 정책으로, 개인은 개인적으로 환경 가해 행위를 멈추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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