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삼성중공업 하청노동자들이 지난 2월 설명절 상여금을 받지 못했다. 사진은 하청업체가 노동자한테 보낸 문자메시지.
윤성효
"이재용 부회장은 최순실·정유라를 위해 36억원을 들여 말을 사주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는 다스 소송비 40억원을 대납해 주었다. 그렇다면 삼성중공업 하청노동자 3188명의 상여금 32억원을 해결 못 해줄 이유가 어디 있겠는가?
더구나 이들은 삼성을 위해 일해 온 노동자들이 아닌가. 체불된 설 상여금 32억원에는 3188명과 그 가족의 생계가 달려 있다. 삼성중공업은 하청노동자 설 상여금 32억원 체불 해결하라."
경남 거제 삼성중공업 하청노동자들이 지난 2월 설명절 때 받지 못 한 상여금 32억 2000만원을 받기 위한 투쟁에 나섰다. 하청노동자들은 23일부터 1주일 동안 상경투쟁을 벌인다.
삼성중공업 하청업체는 지난 2월 설명절 때 상여금을 지급하지 못 했다. 이같은 사실은 고용노동부 통영지청이 삼성중공업 사내협력업체를 대상으로 벌인 설날 상여금 관련 실태조사 결과 밝혀지기도 했다.
그 결과, 조사대상 92개사 가운데, 미지급(일부 지급 포함) 사업장은 35개사였고, 지급유예와 미지급 동의 사업장을 포함하면 55개사였다. 미지급 노동자 수는 2242명이었고, 지급유예와 미지급 동의 사업장을 포함하면 3188명이나 되었다.
미지급 총액은 21억 9883만원이고, 지급유예와 미지급 동의 사업장을 포함하면 총액은 32억 2654만원이나 되었다. 결론적으로 3188명의 하청노동자가 총 32억 2654만원의 상여금을 받지 못했던 게 고용노동부 조사에서 드러난 것이다.
지난 2월 하청업체는 하청노동자들한테 "협력사협의회에서 결정된 상여금 건에 대한 사항을 알려드린다"며 "2018년 설 상여부터 0%로서 지급이 없음을 알려드리며, 향후 정상적인 물량공급이 되었을 때 상여금은 다시 부활하는 것으로 한다"고 알렸다.
일부 하청업체는 '설 상여금 반납 동의서'를 받았다. '경영 정상화를 위한 동의서'에는 "회사가 직면한 경영상의 어려움을 충분히 이해하고, 회사가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함에 동의하며, 모든 직원이 동참하여 2018년 설상여금을 자진 반납함에 동의한다"고 되어 있었다.
이후 하청노동자들은 '강압적인 동의서 작성'이 있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하청노동자들은 "반장이 작업자 동의 없이 그냥 사인했다"거나 "소장이 일일이 찾아다니면서 사인을 강요해서 해줄 수 밖에 없었다", "상여금 포기 요구해서 억지로 다들 썼다", "설 상여금 직반장 쑤셔대며 사인 안한다 난리다. 20년 조선밥 먹은 저도 피눈물 난다"고 했다.
삼성중공업이 사내협력업체에 지급한 '기성금'에는 상여금이 포함되어 있다. 그런데 사내협력업체는 기성금이 적어서 상여금을 줄 여력이 되지 않았다는 주장을 펴기도 한다. 지금까지 삼성중공업 하청노동자들의 명절 상여금은 50%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