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 하청노동자 3188명, 상여금 32억 못 받아

삼성중공업일반노조 등 단체 ... "이재용 부회장이 해결하라"며 상경투쟁

등록 2018.04.23 14:32수정 2018.04.23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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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제 삼성중공업 하청노동자들이 지난 2월 설명절 상여금을 받지 못했다. 사진은 하청업체가 노동자한테 보낸 문자메시지.
거제 삼성중공업 하청노동자들이 지난 2월 설명절 상여금을 받지 못했다. 사진은 하청업체가 노동자한테 보낸 문자메시지.윤성효

"이재용 부회장은 최순실·정유라를 위해 36억원을 들여 말을 사주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는 다스 소송비 40억원을 대납해 주었다. 그렇다면 삼성중공업 하청노동자 3188명의 상여금 32억원을 해결 못 해줄 이유가 어디 있겠는가?

더구나 이들은 삼성을 위해 일해 온 노동자들이 아닌가. 체불된 설 상여금 32억원에는 3188명과 그 가족의 생계가 달려 있다. 삼성중공업은 하청노동자 설 상여금 32억원 체불 해결하라."

경남 거제 삼성중공업 하청노동자들이 지난 2월 설명절 때 받지 못 한 상여금 32억 2000만원을 받기 위한 투쟁에 나섰다. 하청노동자들은 23일부터 1주일 동안 상경투쟁을 벌인다.

삼성중공업 하청업체는 지난 2월 설명절 때 상여금을 지급하지 못 했다. 이같은 사실은 고용노동부 통영지청이 삼성중공업 사내협력업체를 대상으로 벌인 설날 상여금 관련 실태조사 결과 밝혀지기도 했다.

그 결과, 조사대상 92개사 가운데, 미지급(일부 지급 포함) 사업장은 35개사였고, 지급유예와 미지급 동의 사업장을 포함하면 55개사였다. 미지급 노동자 수는 2242명이었고, 지급유예와 미지급 동의 사업장을 포함하면 3188명이나 되었다.

미지급 총액은 21억 9883만원이고, 지급유예와 미지급 동의 사업장을 포함하면 총액은 32억 2654만원이나 되었다. 결론적으로 3188명의 하청노동자가 총 32억 2654만원의 상여금을 받지 못했던 게 고용노동부 조사에서 드러난 것이다.

지난 2월 하청업체는 하청노동자들한테 "협력사협의회에서 결정된 상여금 건에 대한 사항을 알려드린다"며 "2018년 설 상여부터 0%로서 지급이 없음을 알려드리며, 향후 정상적인 물량공급이 되었을 때 상여금은 다시 부활하는 것으로 한다"고 알렸다.


일부 하청업체는 '설 상여금 반납 동의서'를 받았다. '경영 정상화를 위한 동의서'에는 "회사가 직면한 경영상의 어려움을 충분히 이해하고, 회사가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함에 동의하며, 모든 직원이 동참하여 2018년 설상여금을 자진 반납함에 동의한다"고 되어 있었다.

이후 하청노동자들은 '강압적인 동의서 작성'이 있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하청노동자들은 "반장이 작업자 동의 없이 그냥 사인했다"거나 "소장이 일일이 찾아다니면서 사인을 강요해서 해줄 수 밖에 없었다", "상여금 포기 요구해서 억지로 다들 썼다", "설 상여금 직반장 쑤셔대며 사인 안한다 난리다. 20년 조선밥 먹은 저도 피눈물 난다"고 했다.


삼성중공업이 사내협력업체에 지급한 '기성금'에는 상여금이 포함되어 있다. 그런데 사내협력업체는 기성금이 적어서 상여금을 줄 여력이 되지 않았다는 주장을 펴기도 한다. 지금까지 삼성중공업 하청노동자들의 명절 상여금은 50%였다.

 거제 삼성중공업 하청노동자들이 지난 2월 설명절 상여금을 받지 못했다. 사진은 '강압적인 동의서 작성에 억울함을 호소한 노동자의 문자메시지.
거제 삼성중공업 하청노동자들이 지난 2월 설명절 상여금을 받지 못했다. 사진은 '강압적인 동의서 작성에 억울함을 호소한 노동자의 문자메시지.윤성효

 거제 삼성중공업 하청노동자들이 지난 2월 설명절 상여금을 받지 못했다. 사진은 '강압적인 동의서 작성에 억울함을 호소한 노동자의 문자메시지.
거제 삼성중공업 하청노동자들이 지난 2월 설명절 상여금을 받지 못했다. 사진은 '강압적인 동의서 작성에 억울함을 호소한 노동자의 문자메시지.윤성효

 거제 삼성중공업 하청노동자들이 지난 2월 설명절 상여금을 받지 못했다. 사진은 '강압적인 동의서 작성에 억울함을 호소한 노동자의 문자메시지.
거제 삼성중공업 하청노동자들이 지난 2월 설명절 상여금을 받지 못했다. 사진은 '강압적인 동의서 작성에 억울함을 호소한 노동자의 문자메시지.윤성효


"설상여금 32억 체불 이재용 부회장이 해결하라"


 삼성중공업일반노동조합, 전국금속노동조합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거제시비정규직근로자지원센터는 23일 거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삼성중공업일반노동조합, 전국금속노동조합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거제시비정규직근로자지원센터는 23일 거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금속노조

삼성중공업일반노동조합, 전국금속노동조합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거제시비정규직근로자지원센터는 23일 거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삼성중공업 하청노동자 설 상여금 32억 체불 이재용 부회장이 해결하라"고 했다.

이들은 "지난 설 연휴를 앞두고 삼성중공업 하청노동자 3188명이 총 32억 2654만 9148원의 상여금을 지급 받지 못했다. 55개 하청업체가 일방적으로 저지른 범죄행위의 결과다"고 했다.

이들은 "이 같은 대규모 집단 임금체불 사태에 대해 우리는 먼저 고용노동부의 책임을 따져 물을 수밖에 없다"며 "고용노동부는 이번에도 역시 그 존재 이유를 되묻지 않을 수 없을 만큼 무능력,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작년 크레인사고 때 하청노동자들이 받지 못한 휴업수당 27억원을 확인하고도 이제까지 어떠한 해결도 하지 못한 것과 똑같은 모습이다"며 "아니 이번에는 오히려 범죄집단인 하청업체를 동정하고 봐주기 수사마저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이번 문제 해결을 위해선 설 상여금 체불에 대한 담합 여부에 대한 강력한 수사가 필요하다"며 "고용노동부가 압수수색 등 가능한 방법을 동원해 강력히 수사한다면 담합 여부는 충분히 밝혀낼 수 있다. 그러나 고용노동부는 담합을 밝히려는 어떠한 노력도 하지 않았다"고 했다.

'상여금 반납'에 대해, 이들은 "상여금 체불도 모자라서 상여금 포기각서와 다름없는 '반납 동의서', '지급유예 동의서'를 강제로 받는 행위마저 여기저기서 벌어졌다"고 했다.

이어 "회사의 강압에, 거부하면 찍힐까봐 피울음을 삼키며 동의서에 서명하는 노동자들의 비명소리가 현장에 가득했다"며 "그런데 고용노동부는 그 강제성 여부를 조사한답시고 설문지에 하청노동자의 실명과 연락처를 적게 함으로써 결과적으로 현실을 왜곡하고 하청업체에 면죄부를 주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자신의 이름과 연락처를 적어야 하는 설문에 어느 하청노동자가 회사가 강압적으로 동의서를 받았다는 사실과, 처벌을 원한다는 사실을 이야기할 수 있겠는가"라며 "우리는 이 같은 고용노동부의 한심한 또는 의도적인 사건 처리에 크게 분노한다"고 했다.

이들은 "설 상여금 체불은 이미 사전에 충분히 예상된 일이었고, 삼성중공업이 막으려고 했으면 막을 수 있었다"며 "지금도 삼성중공업이 나서면 금방 해결될 일이라고 모두가 말한다"고 했다.

삼성중공업 일반노동조합 등 단체들은 "삼성중공업의 진짜 사장, 삼성그룹 이재용 부회장이 하청노동자 설 상여금 체불 문제를 해결하라고 촉구하기 위해 서울로 간다"며 "한남동 이재용 부회장 집 입구 삼성리움미술관 앞에서 노숙하며 삼성중공업 하청노동자들의 부당한 현실을 고발하고, 이재용 부회장이 나서서 하루빨리 체불임금 문제를 해결하라고 촉구할 것"이라 했다.
#삼성중공업 #하청업체 #하청노동자 #체불임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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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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