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바로 세우기 작업 지켜보는 미수습자 가족들10일 오전 전남 목포신항에서 옆으로 누워있던 세월호가 해상크레인에 의해 바로 세워지자, 세월호 미수습자 양승진 교사의 가족 유백형씨와 권재근씨의 형 권오복씨가 이를 지켜보고 있다.
유성호
전 위원장의 첫 번째 바람처럼, 누구보다 세월호 직립을 기다린 이들은 미수습자 가족들이다. 양승진 교사의 아내 유백형씨는 두근거리는 가슴을 부여잡은 채 전날 오후 8시 안산에서 출발하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그는 남편의 뼛조각 하나뿐만 아니라 유품 하나도 찾지 못했다.(관련기사 :
"이 매정한 사람아..." 아내는 남편 흔적 하나 못 찾았다)
지난해 11월, 우여곡절 끝에 '시신 없는 장례'를 치른 뒤 약 6개월 만에 찾는 목포신항. 유씨의 입에서 한숨이 터져 나왔다.
"참, 마음이... 만감이 교차하네요. 계속 누워있는 세월호를 보면서 내 마음도 누워있는 것 같았어요. 이제 제 마음이라도 바로 설 수 있겠죠?"
직립 작업이 시작되자, 유씨는 "가슴이 두근거려서 올라가는 모습을 못보겠다"라며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6800톤의 세월호와 이를 세우기 위한 1만톤의 크레인이 그에겐 괴물 같이 느껴졌다. 유씨는 이날 작업 중 가장 고비로 예상됐던, 배를 40도에서 60도로 들어 올리던 중에 "그럴 리 없겠지만 행여 잘못될까봐 조마조마하다"라며 "아휴, 즐겁게 떠났던 수행여행길인데 배만 남고 영원히 가버렸으니..."라고 깊은 숨을 내쉬기도 했다.
작업 막바지, 먼발치에서 세월호를 바라보던 유씨는 "또 기다림이 시작되네요"라며 눈을 질끈 감았다. 장례식 후 목포신항을 떠났던 그는 직립 후 미수습자 수색이 시작되면 다시 이곳에 머무를 계획이다. 김창준 세월호선체조사위원장은 "6월 중순부터 3주 동안 기초작업을 진행한 뒤 5주 동안 정밀 수색을 할 예정이다"라며 "미수습자 가족들이 온전히 희생자를 찾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발표했다.
배가 온전히 선 뒤, 유씨는 기자들 앞에 섰다. 그는 "어제 제대로 잠도 못 잤다"라며 "우리의 소원은 가족을 찾는 것밖에 없다. 단 한 명의 미수습자도 남지 않도록 함께 기도해달라"라고 호소했다.
"살려달라" 외침, 아직도 눈에 아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