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공주시 정안면 고성리 정안저수지 주변으로 수장 위기에서 옮겨 심은 벚나무들이 자라고 있다.
김종술
[기사 수정: 14일 오전 10시 40분]한국농어촌공사 저수지 둑 높이기 과정에서 수몰 위기에 처한 벚나무 보상금을 놓고 주민 간 싸움이 벌어졌다. 2012년 벚나무 '지장물' 보상금으로 받은 1억6천만 원이 화를 부른 것이다. 4대강 사업이 없었다면 겪지 않아도 될 주민 간 갈등이다.
충남 공주시 정안면 고성리는 풀꽃이랑 마을로 유명하다. 3면이 300~500m의 병풍처럼 산이 두르고 마을 중앙에 큰 저수지를 끼고 있는 배산임수(背山臨水) 지역이다. 마을은 저수지 상류를 중심으로 생활권이 형성되어 있다.
70% 정도가 산간지대이며 예전에는 오직 담배 농사만 짓던 첩첩산중, 자연이 훼손되지 않고 보존된 산과 들, 야생화, 물이 청청한 상태로 보존된 탓에 오지마을이란 장점 때문에 귀촌 귀농이 늘면서 외지인이 많이 유입되고 있다.
제보를 받고 찾아간 10일 마을로 향하는 (4대강 사업 당시 고성저수지) 정안저수지 입구엔 '아름풀꽃권역 안내도'가 서 있다. 둑 높이기 사업으로 한층 높아진 저수지는 망초, 칡, 아카시아, 금계국 등 잡풀들만 우거져 있다. 인근 야산에 심어 놓은 밤꽃 향기가 바람을 타고 퍼져나갔다. 저수지 둘레에는 벚나무가 푸르게 자라고 저수지 강물에 떠 있는 낚시 좌대에는 낚시꾼들이 낚시 삼매경에 빠졌다. 겉보기에는 마을은 평화로워 보였다.
4대강사업이 불러온 싸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