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들이받은 한국당 중진들 "즉각 사퇴해야"

주말 비대위 준비위 구성에 '월권' 비난 폭주... "추한 집착"

등록 2018.06.25 11:52수정 2018.06.2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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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태 원내대표 겸 당 대표 권한대행의 자리가 주초부터 거세게 흔들리고 있다. 지난 21일 비공개 의원총회 자리에서 일부 친박계 의원들로부터 불거진 '대행 직 사퇴' 목소리가 아예 공개적으로 표출됐기 때문이다(관련 기사 : "고름 폭발" 한국당 의총, 김무성 탈당-김성태 사퇴 요구도).

심재철(5선, 경기 안양시동안구을), 이주영(5선, 경남 창원시마산합포구), 유기준(4선, 부산서구동구), 정우택(5선, 충북 청주시상당구), 홍문종(4선, 경기 의정부시을) 등 중진 의원들은 25일 오전 공동 성명을 내고 김 대행을 향해 '즉시 사퇴'를 요구했다.

"구차한 욕심·무책임한 월권"

a 원내대책회의 참석한 안상수 자유한국당 김성태 당대표 권한대행과 안상수 혁신비상대책위원회 준비위원장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원내대책회의 참석한 안상수 자유한국당 김성태 당대표 권한대행과 안상수 혁신비상대책위원회 준비위원장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유성호


홍문종 의원을 제외한 4명의 의원들은 지난 홍준표 체제 당시에도 중진 모임을 결성, 공천 갈등과 막말 논란 등을 놓고 지도부 비판에 열을 올린 인사들이기도 하다. 홍 의원은 지난 원내대표 경선 당시 김 원내대표와 맞붙으며 '복당파' 지도부 입성을 우려, "당이 어려울 때 당을 지킨 사람이 지도부에 들어가야 한다"라고 저격한 바 있다(관련 기사 : 김성태 "나는 투쟁 전문가", 홍문종 "동물국회 되겠다고?").

이들은 이날 논평에서 "폭망한 공동선대위원장이 국민에 대해 느껴야할 최소한의 염치"로 '대행직 사퇴'를 강조하면서 "마땅히 책임지고 물러났어야 할 사람이 썩은 자루를 손으로 막고 가겠다니 국민 눈에는 여전히 정신 못 차리고 무책임하다고 손가락질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주말 사이 김 대행이 단행한 혁신비대위 구성 준비위원회 인선에는 "물러나야할 사람이 벌인 무책임하고 월권적인 행동에 불과하다"고 맹비난했다. 김 대행은 일요일인 지난 25일 안상수 의원을 위원장으로 한 혁신비대위 구성 준비위 인선을 발표했다. 이 명단에는 MBC 앵커 출신인 배현진 송파을 원외당협위원장도 함께 포함됐다.

성명에 참가한 중진들은 이 준비위가 "즉각 해체 돼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새 술은 새 부대에 담겨져야 한다"라면서 "당 대표가 없는 마당에 원내대표도 없으면 당 중심이 없어지는 것이므로 자리를 지켜야겠다는 변명은 구차한 욕심일 뿐이다"라고 말했다. 


역시 중진모임 멤버인 나경원(4선, 서울 동작구을)은 김 대행의 재신임을 건 당내 토론을 건의하기도 했다. 나 의원은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자멸할 것을 알면서도 스스로 폭탄을 지고 불구덩이로 가고 있다"라면서 "(김성태) 본인 거취에 대한 신임을 묻는 것을 시작으로 당내 토론부터 치열하게 할 수 있는 장을 만들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연판장 돌리기 전에 김성태가 결정해야"


김 대행은 같은 날 원내대책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 같은 반대 진영 목소리를 "일부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사퇴 요구가 나오고 있다'는 취재진의 말에는 다음 일정을 언급하며 빠르게 자리를 떠났다.

그러나 당내 상황은 호락호락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일부 이야기'로 치부할 만큼 김 대행을 향한 퇴진 요구가 소수의 의견은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같은 날 오후 자유한국당의 가장 큰 파이를 차지하고 있는 초·재선 의원(112명 중 74명) 모임에서는 관련 갈등이 또 다시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일부 초·재선 의원 사이에서는 김 대행이 준비위 구성에 초·재선 간사 격인 김성원, 박덕흠 의원을 각각 인선한 것에 "분열을 조장하는 행위"라고 비판하는 목소리도 흘러 나왔다. 같은 날 오후 김 대행의 재신임을 묻는 연판장을 돌릴 가능성도 제기되기도 했다.

한 재선의원은 같은 날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김 대행이 사전에 몇 명을 접촉해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의견을 모으도록) 할 가능성이 있다"라면서 "이런 상황에서 저렇게 (대행 직에) 집착하는 것이 추해 보인다. 비상시기를 핑계로 본인이 메시아인 줄 착각하는 것 같은데 제정신인지 모르겠다"라고 맹비난했다.

준비위 구성에 대해서는 "논평할 가치를 못 느낀다"고 일축했다. 이 의원은 "물러나라는 소리를 듣는 당사자가 부랴부랴 쫓기듯이 주말에 (인선) 한 것은 절차와 내용 모든 면에서 논평할 가치가 없다"고 말했다.

다만, 연판장 가능성에 대해서는 "(연판장을 돌리기 전에) 김 대행이 스스로 거취를 밝혀야 한다"라면서 "서명을 했나, 안 했나로 쪼개지면 의원들도 부담을 느낄 수 있다. (김 대행 스스로) 걸림돌이 되지 말고 거취를 결정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나경원 #홍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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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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