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 비스트로의 내부 모습과 음식
김종성
인터넷으로 사진을 검색해 홍합탕을 보여주고, 파스타는 감으로 주문했다. 홍합은 벨기에의 대표적인 음식이라 꼭 먹어보고 싶었다. 또, 싸늘한 날씨에 위축된 몸을 녹이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다. 감자튀김(프렌치 프라이)는 그 이름 때문에 프랑스가 원조라 알려져 있지만, 벨기에의 이민자들이 미국에 들여왔다는 설도 상당한 지분을 갖고 있다.
그들만의 싸움에 끼어들 생각은 전혀 없었지만, 벨기에의 감자튀김을 워낙 높이 쳐주는 터라 주문하지 않을 수 없었다. 결론적으로 홍합탕은 C, 파스타는 B, 감자튀김은 A였다. 홍합탕은 좀 짠 편이었는데, 해감의 문제인지 짠맛을 강조하는 유럽식 조리법 때문인지 알 수 없었다. 국물이 따뜻하긴 했지만, 그 음식을 또 먹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다만, 감자튀김은 확실히 달랐다. 풍성한 식감이 우리네 것과는 차이가 뚜렷했다.
식사를 모두 마치고, 숙소(베드포드 호텔, Bedford Hotel)로 돌아왔다. 소화도 시킬 겸 브뤼셀 시내를 걸었는데, 방안으로 들어오니 잠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오후 7시나 됐을까. 아직 해가 지려면 3시간이나 남아 있으니, 잠시 눈을 붙이기로 했다. 평소 같으면 뒤척이기라도 했을 텐데, 침대에 눕자마자 깊은 잠에 빠져 들었다. 인력으로 어찌할 수 없는 단계였다. 여행은 숙면과 동의어라 해도 틀릴 게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