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의 빈소에 한 시민이 고인의 넋을 기리며 쓴 편지가 놓여 있다.
공동취재사진
2004년이던가. 민주노동당의 비례대표 8번으로 입후보하여 새벽 2시가 넘어 갈 때 3김 시대의 마지막 인물인 김종필을 밀어내고 국회의원이 될 때의 감동을 잊을 수 없다. 그가 도달할 정치 여정의 다음 선택이 늘 궁금했고 활약이 눈부셨으며 그를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그런 그가 죽음으로 전해야 할 말이 무엇이었단 말인가. 죽음으로 지켜야 할 것이 무엇이었단 말인가. 말과 행동, 일상과 과거, 모든 선택과 미래까지 그를 사랑하고 지지했던 월 1만원 후원인의 한 사람으로서 죽음이라는 그의 선택까지 받아들여야 하는 오늘이 너무 슬프다. 아파트 난간에 올라서서 그가 느껴야 했던 절벽과 깜깜함에 가슴 저민다.
귀한 집 자식으로 태어나서 작업복 기름밥도 두려워하지 않았고 감옥살이도 기꺼이 감내하던 그가. 그가 지닌 양심으로는 도저히 지킬 수 없는 정치자금법과 공직선거법의 올가미에 걸려서 몸을 던져야 했던 고뇌의 무게를 감히 가늠할 수 없다. 검찰과 언론의 밥이 되어서 당할 모욕은 견딜 수 있겠으나 스스로를 변명하며 자신의 말을 뒤집어야 하는 자기를 견딜 수 없었을까. 남는 이들에 대한 그의 사랑은 죽음뿐이었는가.
노회찬. 그렇게 가는가. 황망하게 가는 걸음 잠시 멈추고 벗들이 따르는 술 한 잔 받으시길. 사랑합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댓글1
농(農)을 중심으로 연결과 회복의 삶을 꾸립니다. 생태영성의 길로 나아갑니다. '마음치유농장'을 일굽니다.
행복의 무지개가 가득한 세상을 그립니다. 오마이뉴스 박혜경입니다.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