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이] 경주 시내 주택가에 삐쭉 쏟아있는 돌기둥의 정체

[천년고도 경주탐방 제8편] 통일신라의 양식을 잘 따르고 있다

등록 2018.08.13 10:24수정 2018.08.13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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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택가에 위치한 경주 삼랑사지 당간지주 모습
주택가에 위치한 경주 삼랑사지 당간지주 모습한정환

문화재사랑 시민봉사단으로 활동하다 보면 경주시 일원에 흩어져 있는 각종 문화재 답사를 다른 사람들보다 많이 다니게 된다. 그러다 보면 수학여행 온 학생들이나 관광객들을 보게 되는데 종종 "아저씨, 저기 돌기둥 2개가 세워져 있는데 저게 뭐예요?"라고 묻는다. 답은 당간지주이다. 당간지주가 세워져 있는 곳은 옛날에 그 장소에 절이 있었다는 징표이기도 하다.
 윗쪽과 아래에는 당간을 고정시키기 위해 홈을 파 놓은 모습
윗쪽과 아래에는 당간을 고정시키기 위해 홈을 파 놓은 모습한정환

절에 기도나 법회 등 크고 작은 행사가 있을 때 절 입구에 당이라는 깃발을 달아 두는데 이 깃발을 달아두는 장대를 당간이라 하며, 장대를 양쪽에서 지탱해 주는 두 기둥을 당간지주라 한다. 당은 긴 막대기에 여러 가지 색상의 비단을 달아 사찰 입구에 세워 부처와 보살의 위신과 공덕을 표시하는 일종의 장식용 장엄구이다.
 윗쪽에 길쭉한 홈을 파 놓은 모습
윗쪽에 길쭉한 홈을 파 놓은 모습한정환

당간지주는 우리가 방송 사극에서 흔히 보는 왕의 행차 시 병사들이 깃발을 들고 뒤따르는 장면이나, 이번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때 우리측 전통 의장대가 형형색색의 깃발을 들고 뒤따르던 것도 불교에서 행한 의식을 본 따온 것과 같다고 볼 수 있다.
 다른 방향에서 본 경주 삼랑사지 당간지주 모습
다른 방향에서 본 경주 삼랑사지 당간지주 모습한정환

경주 삼랑사지 당간지주는 인구가 증가하고 도시화 되면서 이제는 주택가 속에 주민들과 함께 생활하며 다른 당간지주와는 다르게 외롭지 않다. 경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강변로를 따라 600m 가다 보면 첫 삼거리가 나온다. 거기서 오른쪽으로 조금만 가면 경주청년회의소가 보이고 삼랑사지 당간지주는 바로 뒤편에 있다.
 경주 삼랑사지 주변 정리때 나온 석조유구들
경주 삼랑사지 주변 정리때 나온 석조유구들한정환

문화재청 자료를 인용하면 "삼랑사 터에 남아 있는 이 당간지주는 서로 멀리 떨어져 세워져 있었다. 두 기둥 가운데 하나만 원래의 자리에 남아 있었는데 주변 정리 때 한 곳으로 모아 다시 세웠다. 마주 보는 면의 바깥 면에 세로줄 무늬를 도드라지게 새겼고, 꼭대기는 바깥쪽으로 곡선을 그리며 둥글게 내려가다가 한 단의 굴곡을 이룬다. 통일신라 시대의 일반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중앙 부분만 파여져 전체적으로 가늘어져 있다. 지주 안쪽 면에는 당간을 고정시키기 위한 홈을 아래위 두 군데에 파놓았다. 각 변의 길이가 적당하고, 높이와도 잘 조화되어 통일신라의 양식을 잘 따르고 있으면서도 중앙 부분의 두께를 얇게 하는 등 장식에 신경을 쓰고 있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주택가에 위치하여 바로 옆에 있는 골프연습장
주택가에 위치하여 바로 옆에 있는 골프연습장한정환

경주 삼랑사지 당간지주에는 주변 정리 때 나온 석조 유구들이 당간지주 보호 칸막이 안에 놓여 있다.


도시가 현대화되어 감에 따라 요즘은 새로운 창작 건축물들이 개성미 넘치는 아이디어로 많이 세워지는데 건축물의 모양이 달라지듯 당간지주도 시대의 흐름에 따라 많은 변화를 보였다. 경주 망덕사지 당간지주처럼 윗부분만 약간의 곡선미를 강조할 뿐 아무 무늬도 없는 민자형이 있는가 하면, 경주 보문사지 연화문 당간지주처럼 지주 표면에 연꽃을 양각해 놓은 것도 있다. 경주 구황동 당간지주는 당간지주 받침돌로 거북 모양을 본떠서 만들어 놓았다. 통일신라 시대 당간지주도 나름대로 각각의 색깔을 나타내고 조형미를 강조한 흔적들이 보인다.


덧붙이는 글 네이버 폴라 트레블러로 활동하면서 올린 기사 내용중 역사적 기술부분은 중복될 수 잇습니다.
#모이 #당간지주 #문화재 #경주 #천년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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