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합정동 비플랫폼에서 열린 김중석 작가와의 만남에서
최은경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편집자의 진심이 느껴지는 글이었다. 가야겠구나 싶었다. 그런데 사실 이날 내 기분은 엉망이었다. 작가와의 만남이 있다는 것도 까맣게 잊을 만큼. '이 기분으로 갈까 말까. 아, 미리 예약도 못했는데, 괜찮나…' 수십 번을 생각하다가 일단 전화라도 해보자 싶었다. 그런 결정을 하기까지 책 제목이 한몫했다. 거기 가면 좋을 수도 있잖나.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부랴부랴 방문 가능 여부를 물었을 때, 자리가 다 찼다는 답변. 되는 일이 없는 날이구나 생각했다. 심란한 내 마음이 전해지기라도 한 걸까. 책방 근처냐고 묻더니, 혹시 못 오는 사람이 있을 수 있으니 오라고 말했다. 제목 그대로 나가니까 좋았다.
특히 김중석 작가가 '직접' 읽어주는 그림책은, 기분 전환으로 충분했다. 훌륭했다. 아마도 내가 캠핑을 가게 되는 날이 온다면 "나오니까 좋다"라고 할 게 분명하다. 인생의 재미는 거저 주어지는 게 아니니까. 아뿔싸. 후배의 인스타그램을 또 보고 말았다.
"하늘과 구름이 정말 정말 예뻤던 주말
밤에는 쏟아질 듯한 별도 감동이었다."내 마음에 오늘도 '뽐뿌'가 인다.
나오니까 좋다
김중석 지음,
사계절,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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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편집기자. <이런 제목 어때요?> <아직은 좋아서 하는 편집> 저자, <이런 질문, 해도 되나요?> 공저, 그림책 에세이 <짬짬이 육아>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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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 걸린 고릴라 캐릭터, 나오니까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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