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월 1일 북한 조선중앙TV가 방영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육성 신년사 영상. 김 위원장이 인사말을 한 뒤 고개 숙여 인사하는 모습이다.
연합뉴스=조선중앙TV
사실과 다른 보도, 반공 교육의 잔재
그렇다면 '90도 인사'에 대한 남한의 왜곡보도는 어떻게 설명돼야 할까. 나는 반공교육의 잔재가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소위 언론인이라면 우리 사회에서 비교적 교육 수준이 높은 집단이다. 하지만 이들의 머릿속에는 '북한은 비정상국가'라는 등식이 자리잡고 있어 보인다. 지금까지도 그 프레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나는 '90도 인사'를 다루는 기사들을 보자마자 거짓기사로 판단했고, 확인까지 했다. 그래서 이런 주장을 담은 보도는 사라질 것이라 예상했지만, 정상회담이 마무리된 지금까지도 언론은 같은 이야기를 계속 하고 있다. 놀라움을 감출 수 없다.
"평양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의 2박 3일 행보는, 북한 주민들에게는 충격 그 자체였을 겁니다. 문 대통령은 순안공항에 환영 나온 주민들에게 90도로 고개 숙여 감사를 표시했습니다. 최고 권력자로부터 이런 인사 받아본 것은 아마 그분들 평생 처음일 겁니다." - 9월 21일 JTBC '김 앵커 한마디' 중
현재 미국에서 최고의 대북전문가로 손꼽히는 조지아대학교 박한식 교수의 말은 설득력이 있다.
"우리가 북한에 대해 명확하게 아는 것은 딱 두 가지가 아닐까 싶다. 하나는 우리가 북한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는 점이고, 또 하나는 붕괴한 것은 북한이 아니라 닳고 닳은 '북한 붕괴론'이다."
이런 무지 속에 남한 언론은 북한 관련 거짓기사를 버젓이 내놓고 있다. 그리고 자신들의 보도가 진실인지 확인하지 않고 진실인 것처럼 같은 보도를 쏟아내고 있다.
참고로 사진 하나를 더 공유하고자 한다. 불과 한 달 전에 있었던 인민무력부장 김영춘의 장례식 사진이다. 쏟아지는 비에도 불구하고 고 김영춘의 부인만 우산이 씌워졌을 뿐, 부하의 장례식임에도 김정은은 비를 피하지 않고 고인을 추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