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외무상 "일방적 선 비핵화는 없다, 제재는 불신만 초래"

UN총회 기조연설 통해 국제사회 여론전 "경제건설에 총력"

등록 2018.09.30 07:50수정 2018.09.30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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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리용호 외무상이 26일 오전(현지시간) 제73차 유엔 총회가 열리고 있는 미국 뉴욕 유엔 본부 내 양자회담장에서 수행원들과 이동하고 있다. ⓒ 연합뉴스


북한은 국제사회를 향해 비핵화 의지를 재확인하면서도 "일방적으로 먼저 핵무장을 해제하는 일은 절대로 없다"고 강조했다. 또 대북제제를 통한 압박을 유지하는 것은 북-미 사이의 신뢰형성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여론전을 펼치기도 했다.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29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의 UN본부에서 열린 제73차 총회 일반토의 연설에서 안전보장이사회를 향한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조(북)미관계는 양국의 공동 책임인 동시에 유엔의 역할도 있다"라며 "유엔안보리가 올해 조선반도(한반도)에 도래한 귀중한 평화를 외면하는 것은 결코 정상이라고 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제재로 우리를 굴복시킨다는 건 우리를 모르는 이들의 망상에 불과하다"라며 "제재가 우리의 불신을 증폭시키고 있다"라고 꼬집었다. 그는 "우리의 핵실험과 로켓 시험발사를 문제시해서 안보리가 제재를 시작했는데, 시험이 중지된 지 1년이 됐는데도 제재결의 완화나 해제가 없다"라고 날을 세웠다. 

리 외무상은 유엔군사령부를 향한 쓴소리도 했다. 그는 "유엔군사령부가 북남의 판문점선언 이행을 가로막으며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드러내고 있다"라고 말했다. 지난 8월 유엔군사령부가 남북이 북측 철도 구간을 점검하려던 계획을 불허한 것을 비판한 것인데, 사실상 미국이 유엔군의 이름으로 남북의 교류와 협력을 방해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문제제기다.

"비핵화 의지 확고부동"

이날 리 외무상은 북한이 사회주의 경제건설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을 밝히며, 북한의 비핵화 의지의 진정성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김정은 동지는 사회주의 경제건설을 위한 새로운 전략적 노선을 발표했다"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우리는 경제건설에 집중해야 할 역사적 사명이 있다"라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조선반도를 핵무기도 핵 위협도 없는 평화의 터전으로 만들기 위한 확고한 의지를 지녔다"라고 전했다.


리 외무상은 또 미국이 6·12 싱가포르 공동선언을 철저히 이행한다는 것을 전제로 "조선반도는 아시아와 세계 안전에 기여하는 평화번영의 발원지로 전환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미성명을 철저히 이행하려는 공화국의 입장은 확고부동하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성명이 원만히 이행되려면 수십 년간의 조미 불신의 장벽을 허물어야 한다"라며 "여러 대화와 협상들 합의 이행과정이 결실을 보지 못한 것은 서로 불신이 해소되지 못해서다"라고 지적했다. 

리 외무상은 "조선반도 비핵화도 신뢰 조성에 기본을 두고 평화체제 구축과 동시 행동 원칙에서 단계적으로 실현돼야 한다"면서  "미국에 대한 신뢰가 없이는 우리 국가의 안전에 대한 확신이 있을 수 없으며, 그런 상태에서 우리가 일방적으로 먼저 핵무장 해제하는 일은 절대로 있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국 상응조치 해야", "미국 정치인, 무리한 요구"

북한이 북미 정상회담 전부터 비핵화를 위한 노력을 하고 있었다는 점도 언급했다. 그는 "우리는 이미 6·12 정상회담 전부터 핵실험과 대륙간 탄도로켓 시험발사를 중지하고 중대한 조치들을 취했다"라며 "지금도 신뢰 조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이에 대한 미국의 상응하는 화답을 보지 못하고 있다"라며 미국의 상응 조치를 촉구했다.

한편, 리 외무상은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의심하는 것은 미국의 국내정치와 관련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미국의 정치인들은 우리를 믿을 수 없다고 험담한다. 우리가 받아들일 수 없는 무리한 요구 행정부에 강박해 대화와 협상이 진척되지 못하게 훼방한다"라고 피력했다. 

이어 "(정치인들이) 미국이 선 비핵화만 주장하면서 종전선언을 발표하는 것까지 반대하고 있다"라며 "상대방을 불신할 이유에 대해 말한다면, 미국보다 우리에게 그 이유가 훨씬 많다"라고 밝혔다. 

리 외무상은 "미국은 우리보다 핵무기를 먼저 가졌고, 세계에서 유일하게 핵무기를 실전에 사용한 나라"라며 "우리는 미국에 돌멩이 하나 날린 적이 없다"라고 덧붙였다.

리 외무상의 이날 연설은 교착 상태였던 북미 비핵화 협상 국면이 재개된 후 나온 북한의 공개메시지다. 앞서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4일(현지시각) "머지않아 2차 북미정상회담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리용호 #북한 #비핵화 #유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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