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도의 너덜에 앉아서 내려다 본 바다 풍경. 금빛 모래와 갯돌로 이뤄진 금곡 해변이 보인다.
이돈삼
생일도가 '멍 때리기' 좋은 데로 추천한 곳은 세 군데다. 첫 번째 손가락에 꼽히는 곳이 금곡해수욕장 앞 너덜이다. 크고 작은 바위가 산자락에 널브러져 있다. 바위로 숲을 이루고 있다고 할 정도다. 하늘나라에 궁궐을 지으려고 가져가던 큰 바위가 땅으로 떨어져 산산조각 났다는 전설을 지닌 바위들이다.
이 '바위숲'을, 피톤치드를 많이 내뿜는 동백나무가 군락을 이뤄 감싸고 있다. 앞으로는 다도해를 품은 바다가 펼쳐진다. 여기 너덜의 널따란 바위를 하나씩 차지하고 앉아서, 먼 바다를 바라보며 멍을 때리는 것이다. 그렇게 앉아서 쉬다 보면, 몸과 마음이 금세 편안해진다.
멍을 잘 때리려면 몇 가지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먼저 가장 편안한 자세로 바위에 앉아야 한다. 휴대전화는 멀리 둬야 한다. 노래를 부르거나, 책을 보거나, 옆사람과 이야기를 하지 않아야 한다. 음식을 먹지 않고, 웃는 것도 삼가야 한다. 말 그대로 '멍-' 때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