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 대산갤러리에서 성착취 피해 아동청소년 '오늘'전이 열리고 있다.
심혜진
피해 아동·청소년들이 예술심리치료 과정에 그린 풍경화, 가면, 마트료시카 인형 꾸미기, 상자 만들기 등 여러 작품들엔 그들이 차마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한 말들이 가득 담겨 있었다. 어느 작품에 적힌 "나는 밝은 사람이야. 그러니 (만신창이가 된 내면을) 열지 않았으면 좋겠어"라는 말에 다시 한 번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
복잡한 마음으로, 작품 하나하나를 정성껏 들여다봤다. 전시 후반부로 가니 커다란 세로 그림들이 공중에 걸려 있었다. 종이에 누운 참여자의 몸 테두리를 본 뜬 후 크레파스로 꾸민 것이다. 당당하고 발랄한 청소녀들의 모습에 안심이 되면서 또 다시 눈이 뜨거워졌다.
바로 옆에는 참가자와 상담교사가 함께 그린 그림들이 걸려 있었다. 이 두 섹션의 이름은 각각 'Here I am'과 'Here we are'. 거리를 헤매는 아이들을 격리하고 배제하려는 사회에 "내가 여기 있다"고 외치는 아이들의 당당한 목소리, 그리고 이런 아이들에게 "너의 잘못이 아니야, 네 곁에 우리가 있어"라고 답하는 어른의 목소리를 표현한 것이다.
전시는 12월 9일까지 매일 열리며 전시 시간은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8시까지다. 단, 마지막날인 12월 9일은 오후 2시까지이다.
한국과 일본 성착취 현황, 어쩜 그리 똑같을까
같은 날 오후엔 전시 오픈 행사로 토크 콘서트가 열렸다. 전시를 준비한 십대여성인권센터 조진경 대표와 일본 '콜라보(Colabo)'의 니토 유메노 대표, 통역에 희망씨앗기금 양징자 대표가 참석했다. 콜라보는 성착취 피해 청소년들을 돕는 일본 시민단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