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사유 궁전 옆에 있는 정원 모습
한정환
궁전 못지않은 베르사이유 정원
베르사이유 궁전을 보고 가이드가 일정이 바쁘다며 바로 나가자고 한다. 우리 일행 중 한 분이 여기까지 와서 바로 옆에 있는 정원도 보지 않고 가느냐며, 가이드에게 잠시라도 보고 가자고 한다.
거울의 방 유리창 사이로 정원의 모습을 조금 보았는데, 가이드가 예정에는 없지만 30분의 시간을 할애해 준다.
이번 여행은 이탈리아 일주가 주목적이라, 프랑스는 대충 건너 뛰어갈 예정이었는데 정원까지 덤으로 보게 되었다. 정원에는 화단과 분수의 조경이 조화를 이루고 있었고, 여기도 궁전 못지않은 아름다움의 극치를 보여주는 듯하다.
겨울 초입이라 분수 운용은 하지 않았지만, 화단은 직각으로 조경수를 정리한 모습이 이채롭게 보인다.
우리나라는 유명 관광지에 가면 나무는 대부분 분재처럼 곡선화하여 꾸미지만, 여기 프랑스는 직각 또는 직선으로 정리하는 게 다른 것 같다. 시간이 별로 없어 분수대 부근으로만 구경하였지만, 겨울을 제외하고 정원 대운하 쪽으로 내려가면, 보트를 빌려 운하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고 한다.
루이 14세가 궁전 못지않게 심혈을 기울인 곳이 정원이라고 한다. 아름답게 꾸민 정원을 자주 산책하는 걸 즐겼으며, 특히 대운하에 배를 띄워 선상파티도 많이 열었다고 한다.
여름이면 정원에서는 분수와 음악 쇼를 볼 수 있고, 밤이면 정원 곳곳에서 아름다운 조명과 불꽃놀이가 함께하는 분수 축제가 펼쳐진다고 한다. 베르사이유 궁전과 정원을 제대로 보려면 사계절 중 여름에 자유여행을 와서 구경하면 더 좋을 것 같다.
궁전과 정원도 화려하고 아름답지만, 왕실 가족들이 궁중 생활의 외로움과 지겨움을 달래주기 위해, 이색적인 장소도 마련해 주었다고 한다. 궁전 옆에 그랑 트리아농 & 프티 트리아농 2개의 별궁도 지었다.
거기에다 루이 16세와 결혼한 마리 앙투아네트를 위해, 12채의 농가를 지어 궁중에서 맛볼 수 없는 이색적인 전원생활도 경험해 보도록 해주었다고 한다.
호화로운 베르사이유 궁전과 정원을 둘러본 후 나오면서, 언뜻 뇌리 속에 한 가지 떠오르는 것이 있었다.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절대 권력자의 힘은 막강하다. 여기 프랑스도 예외는 아닌 것 같다.
절대 권력자의 지시에 의해 이런 호화로운 궁전과 정원을 만들었겠지만, 이런 화려함 뒤에는 궁전과 정원을 짓기 위해 반백년 공사기간 동안 동원된, 일반 백성들의 피눈물 나는 고통도 뒤따랐을 것이라 생각하니 뒷맛이 조금은 씁쓸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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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할 데 없는 화려함... 루이 14세의 침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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