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인뉴스
하늘에 계신 당신에게
당신이 하늘로 소풍 떠난 지 오늘이 두 달 때 되는 날입니다. 가족과 일 밖에 모르고 성실히 삶을 살아온 당신이기에 성치 못한 나를 두고 아빠의 그늘이 필요한 딸을 두고 젊은 나이에 하늘나라로 소풍 떠난 당신을 원망할 수가 없습니다.
가난한 사람끼리 만나 자식에게는 가난을 대물려 주지 않기 위해서 몸이 부숴져라 일만 하신 당신에게 살아 있을 때 고맙고 사랑한다는 표현을 많이 못한 게 후회되고 가슴이 아파 당신의 영정 사진을 똑바로 볼 수가 없습니다.
오늘도 난 당신을 떠나보내기 위해 주문을 외웁니다. '종길아 종길아 천국에서 평안하지? 딸을 위해서라도 내가 정신 차리자' 매일 이렇게 주문을 외우다보니 야속하게도 시간은 흘러 두 달이 됐네요.
당신의 휴대폰을 곁에 두고 오늘도 벨이 울리기를 기다립니다. 당신이 '어. 나야' 하면 제가 '응. 알아'라고 대답할 때 참 멋없다며 핀잔을 주던 당신의 목소리가 그립습니다. '나 오늘 저녁에 집에 갑니다'라는 문자도 목소리도 이제는 듣지도 받지도 못하는 게 믿을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이제 당신에게 전화를 걸어보면 없는 번호로 나옵니다. 내가 당신에게 전화를 걸어 살아있나 확인을 하려고 했거든요. 하지만 이제 당신의 천국여행을 받아들여야했기에 당신의 휴대폰을 해지했습니다.
당신이 딸에게 약속했던 것들을 내가 자신 없다고 하면 당신이 슬퍼할 것을 알기에 내가 당신 몫까지 노력하겠습니다. 자랑스러운 우리 딸, 본과 3학년 가운식 할 때 아빠 없이 나 혼자 참석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눈물이 납니다. 자식이 사람노릇 하기 위해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을 이 좋은 모습을 둘이 아닌 혼자 봐야 한다는 것을 꿈에서도 생각하지 못했는데.
밥 잘 먹고 잘 살도록 노력할게요. 딸이 아빠 많이 사랑한 거 알지?
마누라도 당신 많이 사랑합니다. 천국에서 잘 놀고 있어요.
내가 언젠가 천국으로 당신 찾아 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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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치지 못한 편지] '하늘에 있는 당신에게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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