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현 "비핵화 합의 불발? 코언 폭로와 볼턴 때문"

5일 민평련 간담회 "여당이 야당 설득해 남북경협 이어가야"

등록 2019.03.05 11:55수정 2019.03.05 11:55
3
원고료로 응원
 베트남 공식일정을 마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일 베트남 국경 동당역에서 전용열차에 오르긴 전 환송 인파에 감사 인사를 표하고 있다.
베트남 공식일정을 마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일 베트남 국경 동당역에서 전용열차에 오르긴 전 환송 인파에 감사 인사를 표하고 있다.이희훈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 5일 2차 북미 정상회담 불발의 원인으로 '코언 폭로'와 '존 볼턴'을 콕 짚었다. 이어 정부가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를 계속 추진해가겠다고 밝힌 것을 두고 "여당에서 정부 정책을 지원해 달라"라고 주문했다.

정 전 장관은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민평련(경제민주화와 평화통일을 위한 국민연대)이 주최한 '2차 북미정상회담 평가와 남북경제협력 전망'에 참여했다. 그는 이날 '병이 생기면 원인을 찾아야 처방도 할 수 있다"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내 여론에 몰려 이런 선택을 했다"라고 주장했다.

"코언 폭로 때문"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전 개인 변호사인 마이클 코언은 지난 2월 27일(현지시각)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국민을 상대로 거짓말을 해왔다고 폭로한 상황이었다.

"북은 민수 경제와 인민 생활에 영향을 주는 일부 제재 완화를 요구했을 거다. 제재 중에서도 석유 수입량의 쿼터와 철광석 수출량을 좀 올려달라는 말을 하지 않았을까 싶다. 금강산 관광, 개성공단 재개의 뜻도 전했을 거고. 이런 건 기본적으로 북미가 실무회담에서 논의했을 거라고 생각한다. 정상이 만나서 확인할 몇 가지 괄호 빼고는 다 정리됐을 것이다."

정 전 장관은 2월 25일 오후 북 김혁철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와 미국 스티브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5~6차례 실무회담을 하며 일정 수준의 합의를 끌어냈을 거라고 내다봤다. 25일 하노이에서 김 대표와 비건 특별대표가 단지 30여 분 회의를 한 것도 "따로 밀당할 필요 없을 만큼 조율이 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2월 27일 오후 트럼프 대통령이 한 발언에 주목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친교 만찬 전 20~30여 분 김정은 위원장과 단독회담을 한 후 "김 위원장과 오늘 나눈 이야기를 문서로 만들어놓으면 모두 돈 내고 보고 싶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결심이 바뀐 건 코언 폭로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코언 청문회가 계속되고 트럼프가 위기에 몰리는 상황을 실시간 보고를 받았을 거라 본다. 코언 청문회에서 나온 얘기들이 뉴스의 헤드라인을 장식하는 것을 보고 (트럼프는) 불안했을 거라 생각한다. 그리고 다음 날 오전 확대 회담에 볼턴이 나왔다"라고 설명했다.

"여당, 정부정책 밀어줘라"
 
정세현 전 장관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 5일 2차 북미 정상회담 불발의 원인으로 ‘코언 폭로’와 ‘존 볼턴’을 콕 짚었다
정세현 전 장관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 5일 2차 북미 정상회담 불발의 원인으로 ‘코언 폭로’와 ‘존 볼턴’을 콕 짚었다신나리
정 전 장관은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북미 협상의 문턱을 다시 올려놨다고 평했다. 여기에서 볼턴 보좌관이 영변 외 핵시설에 더해 다른 시설을 언급해 북에서도 제재 완화의 수준을 높였다는 해석이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영변 외 핵시설'을 두고 "연료를 만들기 위해 저농축 하는 것도 고농축으로 우기는 것이 아닌가 (싶다)"라며 "개수가 많다는 것으로 홀려서 (김 위원장에 대해) '나쁜 놈 이미지'를 각인하려는 계산"이라고 풀이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2월 28일 기자회견에서 "당시 김 위원장이 놀랐다"라고 말한 것을 두고 "(김 위원장으로서는) 별것도 아닌 걸 가지고 자백하라는 식으로 하니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과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거쳐 정상에게 보고된 것은 뭐란 말인가 하는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숨긴 것이) 들통났다고 놀란 게 아니라,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한다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번 합의문 불발을 두고 정 전 장관이 찾은 해법은 결국 '문재인 대통령'이었다. 문 대통령이 중재자 역할로 다시 나서야 할 때라는 지적이다. 그는 "지난 2018년 5월 26일처럼 문 대통령이 김 위위원장과 다시 만나야 한다. '원포인트 미팅' 등을 통해 북미 간 대화를 조율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으로 돌아가는 전용기에서 문 대통령과 통화하며 나서 달라고 요청했다. 문 대통령도 김영철에게 설명 듣고, 김혁철이 판문점에 내려와야 한다"라고 부연했다.

이어 "국회도 할 일이 있다. 여당이 앞장서서 정부 정책을 지원해야 하고 밀어줘야 한다. 여당에서 야당에 협조를 구하며 남북 문제를 진척시켜가야 한다. 남북경협에서 우리 자본이 먼저 들어가 발언권을 얻으려면 여당과 야당의 협조가 필요하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정세현 #김정은 #트럼프 #북미 정상회담
댓글3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땅 파보니 20여년 전 묻은 돼지들이... 주민들 경악 땅 파보니 20여년 전 묻은 돼지들이... 주민들 경악
  2. 2 재취업 유리하다는 자격증, 제가 도전해 따봤습니다 재취업 유리하다는 자격증, 제가 도전해 따봤습니다
  3. 3 윤 대통령 10%대 추락...여당 지지자들, 손 놨다 윤 대통령 10%대 추락...여당 지지자들, 손 놨다
  4. 4 '기밀수사'에 썼다더니... 한심한 검찰 '기밀수사'에 썼다더니... 한심한 검찰
  5. 5 보수 언론인도 우려한 윤석열 정부의 '위험한 도박' 보수 언론인도 우려한 윤석열 정부의 '위험한 도박'
연도별 콘텐츠 보기